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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서 ‘손’ 뺀 홍명보…32강, 결국 남의 손에

입력 2026.06.25 21:58

축구대표팀, 남아공에 져 조 3위

멕시코, 체코 격파에 본선행 불씨

선발서 ‘손’ 뺀 홍명보…32강, 결국 남의 손에

43년 전 ‘붉은악마’가 탄생한 약속의 땅에서 예상치 못한 사고가 발생했다. 토너먼트로 가는 비단길은 사라졌고 이젠 ‘남의’ 손에 의해 32강행을 바라야 하는 처지가 됐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25일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3차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0-1로 졌다. 한국(1승2패·승점 3점)은 멕시코(3승·승점 9점)와 남아공(1승1무1패·승점 4점)에 이은 A조 3위로 밀려난 채 조별리그를 마감했다. 한국은 비기기만 해도 A조 2위로 32강에 오를 수 있었다. 일찌감치 A조 1위로 32강 진출을 확정했던 멕시코는 같은 시간 수도인 멕시코시티에서 체코(4위·1무2패)를 3-0으로 눌렀다. 멕시코는 8년 전인 2018 러시아 월드컵 당시 조별리그에서 한국이 독일을 2-0으로 제압하며 16강 막차를 탔던 은혜를 이날 승리로 갚았다. 만약 멕시코가 체코에 졌다면 한국은 4위로 밀려나 탈락이 확정될 수 있었다.

몬테레이는 1983년 멕시코 세계청소년축구대회에서 우루과이를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2-1로 꺾고 4강에 오르며 붉은악마라는 애칭을 얻은 한국 축구의 성지다. 2002 한·일 월드컵보다 먼저 4강 신화를 쓴 장소가 바로 몬테레이였다.

한국은 ‘캡틴’ 손흥민(LAFC)을 벤치로 내리는 승부수를 띄웠지만 통하지 않았다. 전반 2분 코너킥 상황서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날카로운 헤더로 포문을 연 것과 전반 8분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왼발슛이 골대를 살짝 비껴간 것을 제외하면 인상 깊은 장면이 없었다.

90분 내내 무기력한 경기…골 결정력도 뒤져

김승규(도쿄)의 선방쇼에 힘입어 골만 내주지 않았을 뿐 전반 내내 남아공으로 기우는 흐름이었다. 한국은 후반 시작과 함께 손흥민을 교체 투입하면서 반전을 꾀했지만, 오히려 골은 상대의 몫이었다. 후반 18분 측면 크로스에 이은 타펠로 마세코(리마솔)의 왼발슛에 선제골을 내줬다. 박진섭(저장)과 조규성(미트윌란)을 잇달아 출전시킨 한국은 줄기찬 공세에도 골이 터지지 않았다. 종료 직전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의 크로스에 이은 박진섭의 헤더가 골키퍼에게 가로막히면서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홍 감독은 “선수들은 열심히 뛰었다. 모든 게 내 책임”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한국의 32강 진출 여부는 오는 28일까지 진행되는 나머지 조들의 조별리그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는 48개국이 4개 팀씩 12개 조로 나뉘어 치른다. 조 1·2위 24개 팀은 32강에 직행하고 조 3위 12개 팀 중 성적이 좋은 8개 팀이 합류한다.

한국으로서는 12개 조 3위 중 상위 8위 안에 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이 쌓은 승점 3점이 넉넉하지는 않지만 골득실에서 -1로 양호한 편이라 32강행 막차 탑승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한국은 당분간 베이스캠프인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조마조마한 시간을 보내며 훈련을 이어간다. 한국이 만일 3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한다면 E조 1위인 독일, 또는 G조 1위와 32강전을 치른다. 한국이 독일과 만나게 되면 29일 보스턴으로 이동해 30일 경기한다. G조 1위와 맞붙는다면 30일 시애틀로 가 7월2일 이집트, 이란, 벨기에 중 한 나라와 16강행을 다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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