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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지난 주말 전국 곳곳에 많은 비가 내렸다.

기상청 역시 장마철의 시작을 '단순히 비가 많이 내렸는지'가 아니라 '장마를 만드는 계절적 대기 환경이 형성됐는지' 여부로 판단한다.

실제로 기상청은 지난 14~25일에 걸쳐 제주에 내린 비를 '장맛비'로 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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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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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계속 내리는데 왜 장마가 아닐까…달라진 장마의 의미

입력 2026.06.26 15:26

수정 2026.06.26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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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기웅 기자
  • 기사를 재생 중이에요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네거리에서 시민들이 쏟아지는 소나기에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네거리에서 시민들이 쏟아지는 소나기에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지난 주말 전국 곳곳에 많은 비가 내렸다. 제주도에는 평년 장마 시작일(6월19일)을 전후로 강한 비가 쏟아졌으나, 기상청은 이를 장마철의 시작으로 보지 않았다. 다음달 1일부터 중부·남부지방에 비가 예보돼 있지만, 기상청은 이 역시 장맛비로 단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장맛비처럼 보이는데 왜 장마가 아니라는 걸까. 최근 한국기상학회가 장마의 개념을 새롭게 정리한 가운데, 달라진 장마의 의미를 풀어봤다.

Q. 며칠째 비가 내리는 데 왜 장마가 아닌가?

“제주에는 14일부터 꼬박 비가 내리고 있는데, 장마가 아니라니 이해가 가지 않는다.” 올해 이례적인 7월 늦장마 소식을 담은 기사에 달린 댓글이다.

먼저 ‘장마’라는 용어부터 정리할 필요가 있다.

26일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기상학회는 ‘장마’를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정의를 따라 ‘여름철에 여러 날 계속해서 비가 내리는 현상이나 날씨’로 규정한다. 이는 ‘오랜 기간 비가 이어지는 현상’을 장마로 인식해 온 사회적 통념을 반영한 정의다. 사전적 의미만 놓고 보면 최근 제주처럼 여름철 비가 이어지는 날씨는 장마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기상청이 실제 예보와 분석에서 사용하는 ‘장마’의 개념은 조금 다르다. 일반적으로 기상청이 말하는 장마는 사실상 ‘장마철’을 의미한다.

한국기상학회는 장마철을 ‘여름철 북태평양고기압이 확장·북상하는 시기에 남쪽의 온난·습윤한 기단과 북쪽의 한랭한 기단 사이에서 다량의 강수가 발생하기 좋은 조건이 형성되는 기간’으로 정의한다. 장맛비는 ‘장마철에 내리는 비’로 규정했다.

기상청 역시 장마철의 시작을 ‘단순히 비가 많이 내렸는지’가 아니라 ‘장마를 만드는 계절적 대기 환경이 형성됐는지’ 여부로 판단한다.

제주 지역 6월 일별 강수량 분포와 강수원인. 기상청 제공

제주 지역 6월 일별 강수량 분포와 강수원인. 기상청 제공

Q. 그렇다면 기상청은 어떤 비를 ‘장맛비’로 보나?

실제로 기상청은 지난 14~25일에 걸쳐 제주에 내린 비를 ‘장맛비’로 보지 않았다. 북태평양고기압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지 못했고, 장마를 형성하는 전형적인 계절적 강수 환경이 지속적으로 유지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제주도에는 장기간 비가 이어졌지만 5㎜ 미만(0.0㎜ 포함)의 강수를 기록한 날이 7일에 달했다. 비가 내린 날에도 저기압과 기압골, 기류 수렴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강수와 소강이 반복되는 양상을 보였다.

요컨대 기상청이 보는 장마철은 비가 계속 오는 기간이 아니라, 비가 내리든 안 내리든 ‘많은 비가 내릴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되는 기간’이다. 달리 말하면 장마철이라도 비가 오지 않는 날이 있을 수 있다.

Q. 최근 장마는 어떻게 달라졌나?

과거에는 정체전선이 남쪽에서 북쪽으로 이동하며 한 달 가까이 비를 뿌리고, 장마가 끝나면 폭염이 시작되는 형태가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전형적인 장마 패턴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장마철에도 맑은 날이 이어지고, 장마철(평년 6월19일~7월 하순) 이후 8월에 집중호우가 쏟아지는 사례가 잦아졌다. 특히 대기 불안정에 따른 국지성 호우, 저기압성 강수 등 다양한 형태의 비가 나타나면서 장마의 시작과 끝을 명확하게 구분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최근 한국기상학회는 이런 변화를 반영해 장마철 강수의 개념을 확대했다. 정체전선성 강수뿐 아니라 중위도 저기압에 의한 비, 대류성 집중호우를 장마철 강수에 포함했다. 다만 태풍에 의한 비는 장맛비에서 제외했다.

장마철 집중호우의 다양한 발생 원인. 힌국기상학회 제공

장마철 집중호우의 다양한 발생 원인. 힌국기상학회 제공

기상청은 2009년부터 장마철의 시작일과 종료일을 사전에 예보하지 않고 있다. 기후변화로 기상 환경이 복잡해지면서 장마철의 시작과 끝을 미리 특정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다만 장마철이 끝난 뒤에는 기압계와 강수 특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해당 연도의 장마 시작일과 종료일을 발표한다.

기상청은 “장마철 시작 여부는 대규모 기압계가 장마철 형태로 전환됐는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한다”며 “비의 지속 시간에 대한 부분은 판단 기준에서 가장 비중이 작다”고 했다.

올해 장마철은 7월에야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7월 1~3일 남부지방과 일부 중부지방에 비 예보가 있지만, 여러 수치예보모델이 강수 원인을 다르게 예측하고 있어 장맛비로 단언할 수는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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