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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른이 된 상은이 생일 축하해”…올해도 ‘딸 없는 생일상’ 차린 이태원참사 유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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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이상은씨의 생일을 사흘 앞둔 26일 서울 서대문구의 청년밥상문간에서 열린 생일 잔치에서 만난 어머니 강선이씨는 이렇게 말했다.

이날 생일잔치가 열리는지 모르고 식당을 방문한 시민들도 추모의 마음을 표현했다.

남편과 함께 온 최윤정씨는 기자와 대화 도중 눈물을 쏟으며 "밥을 먹으려고 편한 마음으로 방문했는데, 얘기를 듣고 너무 마음이 아프고 먹먹하다"며 "나도 상은씨 또래 6월 생일인 딸을 키우는데, 부모의 마음을 감히 헤아릴 수도 없다. 유가족들이 치유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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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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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른이 된 상은이 생일 축하해”…올해도 ‘딸 없는 생일상’ 차린 이태원참사 유족

입력 2026.06.26 17:16

수정 2026.06.26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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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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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이상은씨의 생일을 사흘 앞둔 26일 서울 서대문구 청년밥상문간 이화여대점에서 손님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이상은씨의 생일을 사흘 앞둔 26일 서울 서대문구 청년밥상문간 이화여대점에서 손님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아직 부모들이 진실을 밝혀주지 못해서 여전히 무거운 마음이에요. 상은이가 그곳에서라도 좀 편안했으면 좋겠습니다.”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이상은씨의 생일을 사흘 앞둔 26일 서울 서대문구의 청년밥상문간에서 열린 생일 잔치에서 만난 어머니 강선이씨(56)는 이렇게 말했다. 상은씨의 가족이 상은씨 없는 생일잔치를 연 것은 올해로 4번째다. 1997년 6월29일 태어난 상은씨는 올해로 한국 나이로 서른살이 됐다.

강씨는 “상은이 생일을 맞이해 또래 친구들과 함께 밥을 먹으면 의미있을 것 같아서 시작하게 됐다”며 “아직 진실이 제대로 밝히지 않아졌기 때문에 그런 점들도 알리고, 함께 연대해준 많은 사람들에게 감사의 마음도 전하고 싶어서 이렇게 매년 생일잔치를 열고 있다”고 말했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지자 많은 시민들이 모여 테이블 20여개가 꽉 찼다. 이들은 밥을 먹으며 함께 상은씨의 생일을 축하했다. 20대 송선미씨는 “이태원 참사가 발생했을 때 저도 그 근처에 있었는데, 그 때 생각이 많이 나서 방문했다”며 “진상규명이 제대로 이뤄졌으면 좋겠고, 앞으론 다시는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나라에서 조치를 취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방문했다는 심주형씨(25)는 “잊지 말자는 의미에서 오게 됐다”며 “이태원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에서 유족들의 상처를 덜 수 있는 결과가 나오면 좋겠다”고 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이상은씨의 생일을 사흘 앞둔 26일 서울 서대문구 청년밥상문간 이화여대점에 상은씨의 목판화가 놓여 있다. 권도현 기자

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이상은씨의 생일을 사흘 앞둔 26일 서울 서대문구 청년밥상문간 이화여대점에 상은씨의 목판화가 놓여 있다. 권도현 기자

이날 생일잔치가 열리는지 모르고 식당을 방문한 시민들도 추모의 마음을 표현했다. 남편과 함께 온 최윤정씨(61)는 기자와 대화 도중 눈물을 쏟으며 “밥을 먹으려고 편한 마음으로 방문했는데, 얘기를 듣고 너무 마음이 아프고 먹먹하다”며 “나도 상은씨 또래 6월 생일인 딸을 키우는데, 부모의 마음을 감히 헤아릴 수도 없다. 유가족들이 치유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상은씨의 가족과 친척 외에 다른 희생자 유가족들도 도움의 손길을 보탰다. 이들은 보라색 앞치마를 입고 이곳을 찾은 사람들을 안내하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날 아침 일찍부터 대전에서 온 고 진세은씨 고모 진창희씨(56)는 “그동안 1년에 한번씩 참사 주기 날에만 시민들의 관심을 갖는 게 안타까웠는데, 이런 행사를 통해 한번 더 이태원 참사와 희생자들을 떠올리게 돼서 좋은 것 같다”며 “이곳에 와서 나도 같이 위로를 받고 있다. 우리 조카에게도 이런 행사를 열어주고 싶다”고 했다.

식사를 마친 시민들은 포스트잇에 축하와 추모가 담긴 글을 남겼다. 시민들이 남긴 메시지에는 “거기서는 아프지 말고 행복하게 살자” “사랑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 “생일 축하해. 덕분에 맛있는 점심을 먹고 간다” “천국에서 159명의 친구들과 행복하렴” “상은님을 기억하고 있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어 방문했다” 등의 글이 적혀있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이상은씨의 생일을 사흘 앞둔 26일 서울 서대문구 청년밥상문간 이화여대점 벽면에 상은씨를 추모하는 작품이 걸려 있다. 권도현 기자

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이상은씨의 생일을 사흘 앞둔 26일 서울 서대문구 청년밥상문간 이화여대점 벽면에 상은씨를 추모하는 작품이 걸려 있다. 권도현 기자

식당에는 상은씨를 기억하기 위해 마음을 보탠 10명의 작가들의 작품도 곳곳에 전시됐다. 그림 속 상은씨는 가족들과 함께 환하게 웃고 있었다. 오후 3시에는 가수들의 기타 연주와 노래 공연도 진행됐다. 유가족과 참석자들은 가수의 연주에 맞춰 박수를 치면서 함께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다.

가족들과 함께 잠실에서 온 노은서씨(19)는 “성인이 돼서 보니 희생자분들이 다 또래고, 우리가 쉽게 갈 수 있는 곳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사실에 마음이 많이 아프다”며 “다신 이런 일이 재발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랜시간 이곳에 머무른 이지현씨(41)는 “희생자들이 다들 동생같이 느껴진다”며 “세월호도, 이태원 참사도 제대로 된 진실이 밝혀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오후 4시 기준 김치찌개가 184인분 나갔다.

유족들은 정부와 국회를 향해 철저한 진상규명 노력을 촉구했다. 어머니 강씨는 “국회에 특별법 개정안을 요청드렸는데, 특조위가 끝나기 전에 입법이 됐으면 좋겠다”며 “정부가 꼭 이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생각하고, 감사원이나 행정안전부 차원의 원인 조사가 다시 제대로 진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진창희씨는 “그동안 특조위 조사가 유가족들 성에 차지 않았다. 자료 요구 권한이 있음에도 적극적으로 요구하지 않고 세부적으로 분석하지 않은 것 같다”며 “앞으로 변화된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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