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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믿음이 없어도 이상하게 마음이 고요해지는 순간들.

초당 순두부 마을에 있는 초당성당, 강릉 도심에 있는 임당동성당, 그리고 바다 냄새 물씬 나는 주문진 수산시장 근처에 있는 주문진 성당입니다.

이 성당들을 여행 지도에 슬쩍 추가해 보는 건 어떨까요.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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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당순두부·카페거리 말고…강릉에서 가장 고요한 여행지

입력 2026.06.27 14:00

  • 박경은 기자
  • 기사를 재생 중이에요

강릉 여행지 곳곳에서 만나는 성당들

강릉 초당성당.

강릉 초당성당.

[홀리한 구석] 초당순두부·카페거리 말고…강릉에서 가장 고요한 여행지

믿음이 없어도 이상하게 마음이 고요해지는 순간들. 먹고 마시며 다니다가 마주치는 뜻밖의 성스러움. 거창하지 않아도 일상에 숨어 있는 작고 거룩한 순간들을 만나봅니다.

여름 여행지로 첫손에 꼽히는 도시 중 하나가 강릉입니다. 강릉 하면 무엇을 떠올리게 되나요? 바다, 커피, 수산시장, 초당순두부, 중앙시장, 그리고 미술관. 대체로 이런 장소들을 꼽습니다. 다소 뻔하고 누구나 가는 이 코스에 좀 색다른 방문지 하나 추가해 보는 건 어떨까요. 굳이 여행 동선에서 멀리 벗어날 필요도 없습니다. 여정 중 잠시 눈을 돌리면 발견할 수 있는 곳이죠. 성당입니다.

신자가 아니더라도, 마음먹은 성지순례가 아니더라도 번잡하고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여행지에서 잠시 한적한 공간에서 쉼표를 찍어 갈 만한 곳들입니다. 초당 순두부 마을에 있는 초당성당, 강릉 도심에 있는 임당동성당, 그리고 바다 냄새 물씬 나는 주문진 수산시장 근처에 있는 주문진 성당입니다. 이 성당들을 여행 지도에 슬쩍 추가해 보는 건 어떨까요.

초당성당 복도 벽에 걸려 있는 성미술 작품들.

초당성당 복도 벽에 걸려 있는 성미술 작품들.

초당성당

밥 먹으러 갔다가 만나는 예쁜 성당, 어떤가요. 순두부마을과 경포대, 카페가 즐비한 해변과 가까운 초당동에선 이색적인 건물을 만날 수 있습니다. 흰색 원형 건물, 그 앞 둥근 마당에 12개 기둥이 둘러서 있는 이곳은 언뜻 보면 작은 미술관처럼 보이지만 알고 보면 성당입니다. 잔디가 곱게 깔린 성당 마당을 둘러싼 12개 기둥은 12사도를 상징합니다. 그저 예쁜 조형물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 성서의 상징이 숨어 있습니다. 마당을 지나 성당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면 벽과 마주하면서 양편으로 둥근 복도가 연결됩니다. ‘성당은 어디 있는 거지?’ 하고 잠시 어리둥절할 수 있겠지만 이어지는 복도를 따라가면 됩니다. 거친 회색 벽을 따라 완만하게 휘어진 복도 벽에는 예수와 사도의 삶을 담은 부조 작품들이 일정한 간격으로 걸려 있어요. 제대와 의자가 있는 미사 공간이 바로 나오는 게 아니라 천천히 길을 따라가는 그 우회의 순간이 마치 다른 차원으로 이동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몹시 묘하고도, 조금은 신비로운 듯한 기분이 들면서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아요. 영화 작품 속으로 걸어들어가는 듯한 기분도 들지요. 그렇게 반원을 돌아가면 나타나는 성당안에선 부활해 하늘로 올라가는 듯한 십자가의 예수상이 방문객을 맞이합니다.

임당동성당

강릉에서 가장 오래된 본당 임당동성당

강릉에서 가장 오래된 본당 임당동성당

강릉 임당동성당 정원에 자리잡은 성모상.

강릉 임당동성당 정원에 자리잡은 성모상.

강릉 구도심 한복판에 있는 임당동성당은 강릉에서 가장 오래된 본당 성당입니다. 근대문화유산이기도 하고요. 현재의 자리에 건축된 것은 1955년입니다. 외관은 오래된 성당의 분위기가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윗부분이 뾰족하게 모이는 첨두형 아치창, 단정한 외벽과 묵직한 내부 분위기. 바닷가 카페와 힙한 미술관 도시 강릉이 가진 역사와 유산을 머금고 있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내부에 들어가면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된 창이 경건함을 더합니다. 스테인드 글라스는 ‘화가 신부’로 유명한 조광호 신부의 초기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또 하나의 포인트가 있지요.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 등장했던 곳인데 어느 장면인지 기억나시나요? 힌트를 드리자면 누군가의 오래된 뿌리와 기억을 찾아가는 장소로 등장합니다.

주문진성당

주문진성당

주문진성당

주문진은 수산시장의 또 다른 이름이죠. 활기와 짭짤한 바다내음이 어우러지는 곳. 싱싱한 해산물을 푸짐하게 맛보려는 관광객들이라면 반드시 찾는 곳입니다. 시끌시끌한 시장에서 든든하게 배를 채웠다면 조용한 카페나 시원한 바닷길 생각이 절로 나기 마련이지요. 그럴 때 들러볼 만한 곳이 주문진성당입니다. 활기를 내뿜는 수산시장에서는 조금 떨어진, 고즈넉한 언덕길에 자리잡은 성당은 “이런 곳에 성당이 있었나” 싶을 만큼 아늑하고 조용한 공간입니다. 항구마을을 포근하게 감싸안는 넉넉한 고향의 품같은 곳이랄까요. 이곳도 영동 지역에서는 세손가락 안에 꼽힐만큼 오래된 역사를 간직한 곳입니다. 현재의 성당 건물은 1955년에 완공됐고요.

특히 마음을 끄는 곳은 성당을 둘러싼 산책로입니다. 성당 설립 100주년을 맞아 조성된 ‘십자가의 길’이 산기슭을 따라 이어지는데 예수의 수난 여정을 담은 성미술 작품이 포인트마다 전시되어 있고 그 앞에서 잠시 쉬거나 묵상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바쁘고 시끌벅적한 여행 속에 만나는 뜻밖의 쉼표가 되는 셈이지요.

주문진 성당 주변에 조성되어 있는 십자가의 길

주문진 성당 주변에 조성되어 있는 십자가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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