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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2026년 2월, 엑스 타임라인은 한국어·인도네시아어·말레이어·영어가 뒤섞인 격렬한 욕설과 조롱, 논쟁으로 가득 찼다.

결국 "한국인에게 동남아시아는 자신의 우월감을 확인해주는 편리한 거울 같은 존재"였으나, 2026년 2월 온라인 전쟁은 "거울이 박살 나고, 파편 뒤에서 살아 숨 쉬는 타자가 걸어 나온 사건"이 됐다.

한국인의 인종주의를 거세게 공박한 동남아 네티즌들은 '순박한 동남아인'이 되기를 거부하며 '역사적 존재'임을 선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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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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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공공의 적’ 된 한국?···“우리 중 한 나라 건드리면 동남아 전체가 달려든다”

입력 2026.06.28 11:29

수정 2026.06.28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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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과학 여름호 ‘한·동남아 온라인 전쟁’ 분석

데이식스 동남아 콘서트 계기로 확전 양상

저자 “한국에 만연한 동남아 멸시가 가시화 된 것”

한국과 동남아시아 네티즌들이 벌인 갈등을 표현한 그림. 출처 엑스

한국과 동남아시아 네티즌들이 벌인 갈등을 표현한 그림. 출처 엑스

2026년 2월, 엑스 타임라인은 한국어·인도네시아어·말레이어·영어가 뒤섞인 격렬한 욕설과 조롱, 논쟁으로 가득 찼다. 1월 31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한국 밴드 데이식스의 콘서트에서 있었던 사건이 발단이었다.

일부 한국 팬이 공연장 반입 금지품인 대형 DSLR 카메라를 들고 입장했다. 이에 반발한 말레이시아 팬이 현장을 찍어 SNS에 공유했다. 팬덤 내 다툼은 한국인 계정에 올라온 인종주의적 게시물로 인해 팬덤 바깥으로 확전했다. 인도네시아·태국·필리핀·베트남 네티즌까지 연합한 #SEAblings 해시태그(동남아시아를 뜻하는 ‘Southeast Asia’와 형제자매를 뜻하는 ‘siblings’를 합친 말)는 자살률, 성형수술 등을 들어 한국을 공격했다. 한국 네티즌들은 동남아시아 팬들의 피부색, 경제 수준을 비하했다. 이 온라인상의 국가 간 다툼은 동남아시아 주요 언론에서 비중 있게 다뤄질 정도로 논란이 됐다.

그룹 데이식스의 공연 장면.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데이식스의 공연 장면.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최근 발간된 문화과학 2026 여름호에는 ‘한국은 어쩌다 동남아시아의 공적이 되었나: 한국 대 동남아시아 온라인 전쟁에서 우리가 보지 못한 것들’이 수록됐다. 박소현 동남아시아 연구자는 먼저 동남아시아 네티즌 연대의 유래와 저력을 짚었다. 한·중·일의 동북아시아 네티즌 연대를 상상하기는 어렵지만, 타이완·홍콩까지 포함한 동남아시아 네티즌들은 사안에 따라 연대하며 여론전을 펼쳐왔다. 이들은 중국의 애국주의적 네티즌에 대항했고, 인도네시아의 반권위주의 시위대와 연대했다. 데이식스 콘서트를 계기로 뭉친 #SEAblings를 두고도 “한국인들은 우리 중 한 나라를 건드리면 동남아 전체가 달려든다는 걸 잘 모르는 것 같다”는 반응이 나왔다.

한국과 동남아시아 네티즌이 벌인 갈등을 표현한 그림. 출처 엑스

한국과 동남아시아 네티즌이 벌인 갈등을 표현한 그림. 출처 엑스

데이식스 콘서트 논쟁을 바라보는 한국 내부의 시각은 ‘한류를 어떻게 지킬 것인가’로 모였다. 이런 시각은 “동남아시아 네티즌을 관리해야 할 여론으로, 한류를 지속해야 할 자산”으로 보는 것으로, 박 연구자가 보기에 이는 동남아시아에 대한 한국 일반의 여론을 반영한다. 즉 ‘맹목적 케이팝 소비자’ ‘불쌍한 이주노동자’ ‘저발전과 휴양지’로 동남아를 바라보는 것이다. 박 연구자는 “평소 한국 사회에 만연한 동남아시아 멸시가 2026년 2월 드러나면서 충돌이 일어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한국 사회 전반의 인종주의는 “젊은 여성 팬덤만의 병리적 현상”이라는 식으로 프레임화됐다.

결국 “한국인에게 동남아시아는 자신의 우월감을 확인해주는 편리한 거울 같은 존재”였으나, 2026년 2월 온라인 전쟁은 “거울이 박살 나고, 파편 뒤에서 살아 숨 쉬는 타자가 걸어 나온 사건”이 됐다. 한국인의 인종주의를 거세게 공박한 동남아 네티즌들은 ‘순박한 동남아인’이 되기를 거부하며 ‘역사적 존재’임을 선언한 것이다.

박 연구자는 “문화적 자부심을 가지면서도 식민주의의 유산인 인종주의적 위계에서는 자유로운, 이전에 없던 아시아인”을 그리면서 글을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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