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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정부가 형사미성년자 연령 기준을 중대한 범죄에 한해 만 13세로 낮추는 조건부 하향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조건부 연령 하향이 실제 소년범죄를 억제하는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공론화에 참여한 배상균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문가들이 연령 하향에 신중했던 가장 큰 이유는 범죄 억지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조건부 하향이 상징적 의미는 있을 수 있지만 실제 재범 감소 효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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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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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론화는 ‘현행 유지’ 권고했는데···정부는 촉법소년 ‘조건부 하향’ 가닥

입력 2026.06.28 16:45

수정 2026.06.28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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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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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지난 4월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 사회적 대화 협의체 4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지난 4월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 사회적 대화 협의체 4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중대한 범죄에 한해 만 13세로 낮추는 조건부 하향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 중심의 공론화 과정에서는 현행 기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지만, 정부는 연령 하향을 요구하는 국민 여론을 반영해 절충안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연령 조정보다 보호·교화 체계 등 소년사법 시스템 전반의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28일 성평등부 관계자에 따르면 정부는 이르면 오는 30일 국무회의에서 촉법소년 연령 기준에 대한 권고안을 보고할 예정이다. 성평등부와 법무부는 살인·강도 등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 한해 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현행 만 14세 미만에서 만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방안에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월 국무회의에서 촉법소년 연령과 관련해 “압도적 다수의 국민이 최소 한 살은 낮춰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인 것 같다”며 공론화를 통해 두 달 안에 결론을 내릴 것을 지시했다.

이에 성평등부가 구성한 ‘촉법소년 연령 논의를 위한 사회적 대화협의체’는 지난 3~4월 공론화를 거쳐 현행 기준을 유지하는 권고안을 의결했다. 연령을 낮춰도 소년범죄를 줄인다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고, 오히려 낙인효과만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 촉법소년 보호·교화 체계를 먼저 보완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정부가 이 같은 공론화 결과를 뒤집고 조건부 연령 햐향을 검토하고 나선 것은, 국민 여론을 반영한 절충안으로 해석된다. 지난 3월 한국갤럽이 전국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연령 하향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81%로 압도적이었다.

전문가들은 조건부 연령 하향이 실제 소년범죄를 억제하는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공론화에 참여한 배상균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문가들이 연령 하향에 신중했던 가장 큰 이유는 범죄 억지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조건부 하향이 상징적 의미는 있을 수 있지만 실제 재범 감소 효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배 연구위원은 “한 번 예외를 인정하기 시작하면 중대범죄의 범위가 점차 확대되면서 사실상 전면적인 연령 하향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공론화 과정에서 중대범죄에 한한 조건부 하향 의견을 냈던 정의롬 부산외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역시 “연령 하향으로 인한 범죄 억제는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냈다. 그는 “청소년뿐 아니라 성인들도 처벌 강화로 인한 범죄 억제 효과가 높게 평가되지 않는 데다, 청소년은 또래 집단에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조건부 연령 하향의 범죄 억제 효과는 크지 않더라도 교육과 피해자 보호 측면에서는 일정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 교수는 “현재는 형사재판 자체가 불가능한 만 13세에 대해 중대범죄에 한해 책임을 묻는 절차를 열어두는 경우, 중학교 1학년부터 교육적인 측면에서 관리가 가능해지고 피해자 회복·보호가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촉법소년 연령 기준보다 비행 청소년을 제대로 교화하지 못하는 현행 소년사법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배 연구위원은 “비행 청소년 상당수는 가정폭력이나 아동학대, 방임 등 취약한 성장환경에 놓여 있는 만큼 부모교육과 가족지원, 정신건강 치료를 강화하는 것이 재범 방지에 훨씬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 교수 역시 “형사책임을 일부 확대하더라도 현재의 보호처분 시스템을 그대로 둔다면 정책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소년원의 과밀, 무질서, 폭력 등을 해소하는 등 실질적인 보호 조치를 마련하는 것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촉법소년의 조건부 하향을 추진할 경우 앞으로 논의의 핵심은 ‘중대한 범죄’의 범위를 어디까지 정할지, 보호·교화 체계를 어떻게 함께 보완할지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제21대 국회에서 발의된 관련 형법 개정안은 살인과 강도, 강간·추행 등 성범죄, 집단폭행 등을 중대한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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