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진법사 전성배씨가 지난해 8월 오전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에 마련된 김건희 여사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 사무실에 도착해 들어서고 있다. 정효진 기자
정치권과의 친분을 앞세워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른바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9단독 고소영 판사는 29일 정치자금법 위반과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전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전씨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전씨는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시 경북 영천시장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예비후보였던 정재식 전 영천농업기술센터 소장으로부터 공천을 대가로 1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검찰은 전씨가 윤한홍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과의 친분을 내세워 공천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하며 돈을 받았다고 판단했다. 정치인 등에게 돈을 전달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금품을 받아 챙긴 것으로 보고 사기 혐의도 적용했다.
법원은 전씨가 정치자금법상 ‘정치활동을 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전씨)이 윤한홍 당시 의원과 잦은 연락을 하고 윤석열 대선 캠프에 합류하는 등 정치적 활동과 연결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면서도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정치자금법상 정치활동을 하는 자라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피고인에게 전달된 1억원 역시 정치자금으로 사용될 것이 명백히 예상됐다고 보기 어려워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사기 혐의에 대해서도 “피고인이 처음부터 돈을 편취할 목적으로 피해자를 속였다기보다는 실제 공천 과정에서 도움을 주려 했으나 예상과 달리 공천에서 탈락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전씨에게 돈을 건넨 혐의로 함께 기소된 정 전 소장과 이를 방조한 혐의를 받은 피고인 2명에 대해서도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전씨 측은 그동안 해당 자금은 기도비 또는 활동비 명목으로 받은 돈일 뿐 정치자금이 아니며, 정치 활동을 하는 사람이 아니어서 정치자금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해왔다.
전씨는 통일교 측의 청탁을 받고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의 명품을 전달한 혐의로도 별도의 재판을 받고 있다. 해당 사건은 현재 대법원에서 심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