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에서 개량형 쿡스토브를 사용하는 여성. ‘논란에 휩싸인 탄소 크레딧’ 보고서 갈무리. Sovena Foundation/Flickr
재단법인 기후변화센터가 주도하고 SK그룹 등 국내 대기업이 투자한 미얀마 쿡스토브(취사도구) 보급사업의 온실가스 감축량이 실제보다 7배 이상 과다 산정됐다는 해외 기관 분석이 나왔다. 기존 국제 탄소시장 제도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된 배출권 과다 산정 문제를 개선한 새 체제가 도입됐지만, 여전히 감축 효과가 과대평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9일 유럽 기후 싱크탱크인 카본마켓워치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 기후변화센터가 미얀마 쿡스토브 사업을 통해 인정받은 감축량이 실제보다 7.2배 과다 산정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후변화센터는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 해당 사업을 통해 온실가스를 총 65만t가량 감축했다고 보고했으나, 카본마켓워치는 실제 감축량은 약 9만t 수준에 그친다고 봤다.
쿡스토브는 난로 형태의 가정용 취사도구다. 나무와 숯을 태우는 전통 화덕에 비해 연료 효율이 높아 매연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기업들은 개발도상국에 쿡스토브를 보급하면서 온실가스 감축 실적을 인정받아 탄소배출권을 확보해 왔다.
UNFCCC가 운영해 온 기존 국제 탄소시장 제도 ‘청정개발체제’(CDM)에서는 배출권이 과다 산정되고 있다는 문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보다 엄격한 검증을 전제로 한 새 국제 탄소시장 제도인 ‘파리협정 배출권 메커니즘’(PACM)이 도입됐다. UNFCCC는 지난 2월 PACM 체제에서 최초로 미얀마 쿡스토브 보급사업에 대한 배출권 발행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카본마켓워치는 일부 제도 개선에도 불구하고 PACM 체제에서도 감축량 과대 산정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쿡스토브 사업에서는 채택률, 사용률, 병용률, 배출계수, 연료소비량 등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배출권 과대 계상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요인별로 0.44~2.63배의 차이가 발생했으며, 이를 종합하면 총 7.2배의 과대 계상이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국내 기후단체 플랜 1.5는 “감축량이 부풀려진 ‘불량 배출권’은 국내 배출권거래제에 반영돼 기업에는 배출권 감축 실적이 되고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에서는 감축량으로 활용된다”며 “기후변화센터는 정부와 기업에 면죄부를 주는 불량 배출권 장사를 즉각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