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에 문을 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응원공간 카스 팬 베이스캠프에서 방문객들이 응원 이벤트에 참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 예선 탈락으로 일찌감치 짐을 쌌다. 내수 부진 속에 월드컵 특수가 이어지길 기대한 유통·식품업계는 실망한 기색이 역력하다.
29일 편의점·치킨·맥주·배달앱 업체 등에 따르면 대다수 업체는 할인·경품행사 등 월드컵 마케팅을 이달로 종료할 예정이다. 이번 월드컵 공식 스폰서이자 대한축구협회(KFA) 공식 파트너인 카스(오비맥주)는 한국 대표팀 경기 때마다 술집에서 단체로 경기 중계를 시청하는 ‘뷰잉펍’을 열었으나, 대표팀이 32강 진출에 실패하면서 이를 더 이상 운영하지 않기로 했다. 카스는 월드컵을 주제로 방영하던 방송 광고도 모두 중단한다. 편의점 CU도 대표팀 경기 날에 집중적으로 진행하던 할인행사를 이달 종료한다. 교촌치킨도 자체 앱 멤버십 고객을 대상으로 진행한 ‘교촌 대표 맛 릴레이 할인전’을 연장하지 않고 전날 종료했다.
당초 유통·식품업계는 이번 월드컵이 매출 증대에 큰 효과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대표팀 경기가 모두 평일 오전에 치러지는데다 월드컵에 대한 관심이 예전만 못해서다. 하지만 지난 12일 조별 예선 1차전 체코전에서 대표팀이 승리하면서 뒤늦게 월드컵 분위기가 살아나자, 기업들은 관련 마케팅을 강화했다. 치킨집들은 대표팀 경기 당일 영업시간을 앞당겨 이른 오전부터 문을 열었고, 신세계백화점은 예선 2차전부터 서울 중구 명동 본점 신세계스퀘어에서 대표팀 경기를 생중계하고 경품 행사 등을 진행했다.
이는 예상보다 큰 매출 증대로 이어졌다. 대표팀 경기가 있던 날이면 편의점과 배달앱, 치킨집 등에선 치킨, 맥주, ‘제로맥주’, 생수, 음료, 김밥·삼각김밥·샌드위치를 비롯한 간편식 등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거리응원이 펼쳐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근처에 있는 GS25·CU·세븐일레븐·이마트24 등 편의점 매출은 평소의 4배까지,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통한 치킨 주문은 평소의 10배 가까이까지 증가했다.
일부 업체는 대표팀이 1차전에서 승리한 뒤 32강 진출 가능성이 높아지자 예선 이후 토너먼트용 행사까지 구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대표팀이 조기에 탈락하면서 실행이 불가능해졌다.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매출 증대 효과가 예상보다 커서 대표팀이 한 경기라도 더 하면 좋았는데 추가적인 매출 증대 기회가 사라져 많이 아쉽다”며 “여름 무더위를 겨냥한 일상 마케팅으로 조기에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