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0주년 경향신문

AI 주식회사 한국의 위험한 미래



완독

경향신문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X

  • 이메일

보기 설정

글자 크기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본문 요약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내 뉴스플리에 저장

AI 주식회사 한국의 위험한 미래

입력 2026.06.30 20:20

수정 2026.07.01 11:01

펼치기/접기

2025년 1월22일, 막 취임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 오러클의 래리 엘리슨 회장, 그리고 오픈AI의 샘 올트먼을 옆에 세워놓고 ‘역사상 가장 큰 AI 인프라 프로젝트’라고 공언한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2029년까지 우리 돈으로 약 700조원을 투입해 미국 전역에 10GW(기가와트)의 대규모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기업들이 원래 준비해온 투자계획을 백악관에서 발표한 것에 불과했다는 비판이 당시에도 있었지만, 어쨌든 1년이 훌쩍 지난 지금 곳곳에서 전력과 반도체 부족, 지역 갈등에 직면한 상태다.

그로부터 1년 반이 지난 2026년 6월29일, 한국의 청와대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과 나란히 앉아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했다. ‘가장 큰 국민적 역사적 성과’라고 공언된 이번 발표 역시, 정부가 아니라 두 대기업이 중심이 되어 각각 2000조원 이상 투입해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와 메모리 반도체 단지를 세우겠다는 것이다. 초현실적 규모의 기업 투자에 대통령은 두 사람을 ‘국민영웅’이라 치켜세우며 허리 굽혀 인사했고, 기업 비전은 국가의 비전으로 탈바꿈했다.

그런데 야당은 전혀 엉뚱한 비판에 매달리고 있다. 서남권에 800조원 규모의 반도체 투자를 두고 ‘기업 팔을 비틀어’ 정부가 호남에 투자를 강제했다는 것이다. 완전히 초점이 빗나간 지적이다. 우선 정부는 SK와 삼성이 용인에 짓기로 한 반도체 단지에 전혀 손도 대지 않은 것은 물론, 기왕에 약속한 전력과 용수 지원 등을 다시금 확고히 약속했다. 여기에 더해 서남권을 비롯한 비수도권 투자에 대해 각종 혜택을 추가로 보장했다. 어떤 점에서는 팔이 비틀린 건 정부이지 기업이 아니라는 말이다. 용인 반도체 산단 갈등을 비수도권 추가 투자로 덮어버린 이번 발표는 앞으로 새로운 쟁점이 될 것이다.

정작 계획에 내재한 심각한 허점은 다른 곳에 있다. 천문학적 숫자와 비수도권 투자에 매혹된 나머지, 공공정책이 필수적으로 갖추고 있어야 할 ‘균형 감각’이 무너져 있음을 제대로 살피지 않은 것이다. 개별 기업이 실패를 감수하고 특정 분야에 모험적인 투자에 나서는 일은 흔하다. 하지만 국가의 실패는 수많은 시민의 삶을 위협할 수 있고, 때로는 돌이킬 수 없는 쇠락을 자초할 수 있다. 그래서 다양한 산업, 다양한 지역, 다양한 이해관계자 사이의 균형을 잡아 산업정책과 경제정책을 설계해야 한다.

그런데 정부가 국민경제 미래의 운명을 사실상 ‘인공지능’이라는 특정 기술과 특정 산업, 그리고 특정 기업에 걸었다는 점에서 심각하게 균형감을 잃었다. 일찍이 영국 경제지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이 반도체 호황기를 이용해 산업의 ‘다각화’를 모색하지는 못하고, 오히려 미국과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에 올인하는 위험한 베팅을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에서는 막대한 고용을 책임진 전통제조업이 쇠락하고, 미래 핵심 산업인 녹색산업마저 잠재력을 침식당하는 현실을 외면한 채, 거품 위험까지 있는 인공지능에만 국가경제의 명줄을 의지하는 것은 대단히 무모하다.

문제는 또 있다. 국가가 적극적인 제도 설계와 공공투자 등을 통해 미래 산업의 공간을 창출하고 인프라를 구축하는 대신에, 특정 대기업의 사업계획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이를 지원하는 방식을 과연 균형 잡힌 산업정책이라고 볼 수 있느냐는 것이다. 대기업의 투자계획 약속은 시장 상황에 따라 언제는 철회되거나 변경되게 마련이다. 기업을 지원하는 정책이 아니라 산업 인프라와 제도 공간을 열어 그 안에서 다양한 기업들이 경쟁하게 만드는 산업정책과 거리가 너무 멀다. 기업에 전적으로 의존하다 보니 기업 투자에 수반되는 고용 조건이라든지, 사회적 부작용은 그저 각각의 기업 선의에 맡길 수밖에 없다.

정부 메가프로젝트의 마지막 문제는 기후와 환경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의 전력과 용수 문제를 회피한 것을 넘어서, 3년 안에 8.4GW라는 거대한 데이터센터를 전국에 짓는 데 온갖 화석연료 전력이 동원될 것으로 전망된다.

심지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를 위해 ‘AI 데이터센터 전용 요금제도’를 도입해 값싼 전기 공급을 보장하겠다고 자청했다. 국내 AI 서비스 수요도 아니고 상당 부분 외국계 해외 기업을 위해 임대될 데이터센터에, 전기요금을 포함해 각종 혜택을 주는 것이 기후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은 물론 우리 경제의 경쟁력에 도움이 되기는 할까?

김병권 녹색전환연구소 소장

김병권 녹색전환연구소 소장

  • AD
  • AD
  • AD

연재 레터를 구독하시려면 뉴스레터 수신 동의가 필요합니다. 동의하시겠어요?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콘텐츠 서비스(연재, 이슈, 기자 신규 기사 알림 등)를 메일로 추천 및 안내 받을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레터 구독을 취소하시겠어요?

뉴스레터 수신 동의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안녕하세요.

연재 레터 등록을 위해 회원님의 이메일 주소 인증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시 등록한 이메일 주소입니다. 이메일 주소 변경은 마이페이지에서 가능합니다.
이메일 주소는 회원님 본인의 이메일 주소를 입력합니다. 이메일 주소를 잘못 입력하신 경우, 인증번호가 포함된 메일이 발송되지 않습니다.
뉴스레터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에서 제공하는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를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원하지 않는 경우 [마이페이지 > 개인정보수정] 에서 언제든 동의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 동의를 거부하실 경우 경향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지만 회원가입에는 지장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1이메일 인증
  • 2인증메일 발송

로 인증메일을 발송했습니다. 아래 확인 버튼을 누르면 연재 레터 구독이 완료됩니다.

연재 레터 구독은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경향신문 홈으로 이동
뉴스레터 구독
닫기

전체 동의는 선택 항목에 대한 동의를 포함하고 있으며, 선택 항목에 대해 동의를 거부해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합니다.

보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보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뉴스레터 구독
닫기

닫기
닫기

뉴스레터 구독이 완료되었습니다.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닫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닫기
광고성 정보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닫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