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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집단의 평균과 개인의 시간 경험은 전혀 다른데도 이를 동일시했다는 것이다.

즉, 기대수익률보다 시간평균 수익률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투자자는 시장 전체 수익률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수익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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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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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은 부자가 되는데, 왜 나는 망하는가

입력 2026.06.30 20:38

수정 2026.06.30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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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윤학 프리즘투자자문 대표
  • 기사를 재생 중이에요

카지노에 이런 게임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동전을 던져 앞면이 나오면 가진 돈이 50% 늘어난다. 뒷면이 나오면 40% 줄어든다. 확률은 각각 50%다. 얼핏 계산해보면 기대수익률은 +5%(50-40/2)다. 그런데 이 게임을 반복하면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100만원이 150만원이 되었다가 다시 40%를 잃으면 90만원이 된다(1.5×0.6=0.9). 한 번 사이클이 돌 때마다 돈은 10%씩 줄어든다. 기대수익률은 플러스인데 현실의 자산은 마이너스가 된다. 평균은 돈을 버는데 참가자는 가난해진다.

우리는 학교에서 평균을 배웠고, 일상에서 평균을 쓰고 있다. 평균 점수, 평균 연봉, 평균 수익률. 뉴스도 평균을 말하고 경제학도 평균을 말한다. 그런데 정작 우리 인생은 평균으로 살아지지 않는다. 평균 연봉을 받는 사람도 없고, 평균 수명을 사는 사람도 없다. 우리는 각자의 시간축 위에서 단 한 번의 인생을 살아간다. 바로 이 점이 가장 치명적인 함정이다.

‘에르고드 가설’이란 게 있다. 19세기 물리학자 루트비히 볼츠만이 처음 사용한 개념이다. 에르고드(Ergodic)는 그리스어 에르곤(ergon·일)과 호도스(hodos·길)의 합성어로 ‘모든 경로를 거친다’는 의미다. 볼츠만은 수십억 개의 기체 분자를 연구하면서 “충분한 시간이 지나면 분자는 가능한 모든 상태를 경험할 것”이라고 가정했다. 이 가정이 맞다면 수많은 분자를 관찰해 얻은 집단평균과 하나의 분자를 오랫동안 추적해 얻은 시간평균은 같아진다. 이는 물리학에서는 꽤 잘 맞는 가정이었다. 문제는 이 아이디어를 인간 사회로 가져오면서 발생했다. 경제학은 오랫동안 집단의 평균을 개인의 경험으로 착각했다. 평균적으로 좋은 선택이면 개인에게도 좋은 선택일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인간은 기체 분자가 아니다. 기체 분자는 실패해도 다시 실험할 수 있지만 사람의 인생에는 리셋 버튼이 없다.

경제학자인 올레 피터스는 “경제학은 에르고드하지 않은 세상을 에르고드한 것으로 취급해왔다”고 지적했다. 집단의 평균과 개인의 시간 경험은 전혀 다른데도 이를 동일시했다는 것이다. 즉, 기대수익률보다 시간평균 수익률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투자자는 시장 전체 수익률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수익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나심 탈레브도 수익률보다 생존을 보라고 말한다. 죽으면 다음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은 자본이 아니라 시간이다. 자본은 잃어도 다시 벌 수 있지만 시간은 복구할 수 없다. 금융시장의 역사를 돌아보면 가장 화려하게 돈을 번 사람들이 아니라 가장 오래 살아남은 사람들이 결국 승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 1998년 러시아 위기, 2000년 닷컴 버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2년 금리 충격. 그때마다 천재들은 사라졌고, 신중한 사람들은 살아남았다.

워런 버핏의 유명한 투자원칙은 “첫 번째 원칙은 돈을 잃지 말라. 두 번째 원칙은 첫 번째 원칙을 잊지 말라”이다. 많은 사람은 이를 보수적인 조언으로 이해하지만, 사실은 에르고드의 함정을 피하라는 경고에 가깝다. 50%를 잃으면 원금을 회복하기 위해 100%를 벌어야 한다. ‘복리’는 인류가 발견한 강력한 힘 가운데 하나지만, ‘큰 손실’은 그 복리를 파괴하는 강력한 적이다.

우리는 흔히 “얼마나 벌 수 있는가”를 묻는다. 그러나 더 중요한 건 “얼마나 오래 살아남는가”다. 투자는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이다. 아니, 마라톤보다 더 길다. 어쩌면 평생에 걸친 생존 게임에 가깝다. 경제학은 평균을 말하지만, 투자자는 평균 속에 살지 않는다. 평균은 사회 전체의 이야기이고, 투자는 개인의 이야기다. 집단의 평균이 아무리 좋아도 내가 중간에 퇴장하면 그 평균은 내 것이 아니다.

에르고드가 우리에게 남기는 교훈은 놀라울 만큼 단순하다. 투자의 목적은 높은 수익률이 아니다. 시장에 남아 있을 자격을 유지하는 것이다. 투자의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능력은 종목을 고르는 눈도, 시장을 예측하는 능력도 아니다. 다음 게임에 참여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평균과 생존이 충돌하는 세계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이다.

이윤학 프리즘투자자문 대표

이윤학 프리즘투자자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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