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안보 위기 경보 ‘주의’로 하향
콩고·리비아 등 아프리카산 ‘단비’
정부가 원유 자원안보 위기 경보를 경계에서 주의로 하향 조정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과 원유 수입처 다변화 정책 안착을 고려했다.
산업통상부는 30일 원유 자원안보 위기 경보를 3단계인 경계에서 2단계인 주의로 한 단계 내리고 이를 오는 1일 0시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4월2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한 지 89일 만이다. 천연가스에 내려졌던 주의 경보는 전면 해제했다. 자원안보 위기 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등 4단계로 운용된다.
산업부는 중동 사태 이후 도입했던 긴급 수급 조치를 단계적으로 종료하거나 완화한다고 밝혔다. 먼저 원유 도입 다변화 지원 한시 확대와 나프타 수입 단가 차액 지원, 비축유 스와프 제도는 이날 끝내기로 했다.
다만 나프타 수출 제한 조치와 수급 조정은 일몰 기한인 8월26일까지 이어가기로 했다. 보건의료·생활필수품·산업용 석유화학 제품은 복잡한 공급망 특성 탓에 수급 병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석유화학 제품 원료에 대한 매점매석 금지 조치도 당분간 유지한다.
산업부는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풀렸고 에너지 수급 상황이 개선돼 원유 위기 경보를 하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7월 기준 원유는 평년과 비교해 100% 이상, 나프타는 95% 이상을 이미 확보한 상태다.
정부는 중동 사태 이후 호르무즈해협이 막히자 원유 수입처 다변화에 총력전을 펼쳐왔다. 특히 아프리카 원유는 단비가 됐다. 한국무역협회 자료를 보면 중동 사태 이후인 3월부터 아프리카 원유 수입량이 대폭 늘었다.
콩고민주공화국 원유는 2019~2022년, 2024년 수입 기록이 없다. 올해도 1월과 2월엔 수입 물량이 없었다. 하지만 3월 12만5434t, 4월 25만1742t, 5월 12만8481t을 들여왔다. 리비아도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원유 수입량이 제로(0)인 국가다. 그러나 올해 3월 6만400t을 수입했고 5월엔 20만8609t으로 늘었다. 알제리·가봉·나이지리아·적도기니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정유업계에선 서아프리카산 원유가 경질·저유황유 특성이 있어 정제 효율이 높다고 본다. 여기에 호르무즈해협을 거치지 않고 해상 운송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지정학적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다.
정부는 미국과 이란이 간헐적으로 충돌하고 있고 중동 지역 원유 시설 파괴 등의 변수가 많아 원유 위기 경보를 완전히 해제하지 않고 주의 단계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정부는 상황이 전면 정상화돼 자원안보 위기 경보가 완전히 해제되기 전까지 과도한 불안이나 낙관을 경계하겠다”며 “향후 완전한 종전이 이뤄지더라도 공급망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정책을 꾸준히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