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11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투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법사위·예결위 등 11개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했다. 원 구성 합의가 불발되자 민주당이 자기 당 몫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했고, 이에 국민의힘은 사임계를 제출하며 보이콧으로 대응했다. 사상 처음 야당 단독으로 개원했던 22대 전반기 국회에 이어 후반기 국회도 ‘반쪽 국회’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여야는 본회의 시간을 세 차례나 조정하며 막판까지 협상을 벌였지만 결국 합의에 실패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개원 25일이 지나도록 상임위 명단도 내지 않았다”며 11개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의 불가피성을 주장했다. 하지만 압도적 과반 의석을 앞세운 일방적 국회 운영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았음에도 똑같은 폐단이 되풀이되는 것은 달갑지 않다. 집권여당이 야당을 국정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비판에 어떻게 답할 것인가. 첫 단추부터 이런 식으로 끼운다면 후반기 국회도 파행의 연속일 수밖에 없다. 본회의장을 박차고 나간 국민의힘 행태도 무책임하다. 잦은 보이콧이 어떠한 생산적인 결과도 도출하지 못하는데도 또다시 이를 강행하는 것은 예견된 실패를 반복하는 오기일 뿐이다.
협상 결렬의 핵심은 법사위 때문이다. 민주당은 집권 2년차 이재명 정부의 국정을 뒷받침하고 신속한 민생 개혁입법 처리를 위해 법사위를 여당이 맡아야 한다며 서영교 위원장을 유임했다. 실제로 국민의힘이 법사위원장을 맡던 시기 많은 법안이 법사위 문턱을 넘지 못한 전례가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법사위를 야당이 맡는 관례를 민주당이 무너뜨렸다며 법사위 탈환을 주장한다. 국민의힘은 야당의 법사위 배정을 전제로 민주당 추천 인사를 위원장으로 뽑겠다고 제안했으나 민주당이 거부했다. 상원이나 다름없는 법사위를 차지하려는 여야의 공방이 매번 원 구성 지연의 원인이 돼왔다. 법사위의 ‘체계·자구 심사권’을 여야가 당리당략에 활용하는 구습을 깨지 않는 한 원 구성 파행은 앞으로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 차제에 법사위 권한을 폐지하거나 별도 전문기구로 이관하는 개혁 논의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
일방적으로 문을 열고 출발한 민주당도, 대책 없이 문을 잠근 국민의힘도 국민이 바라는 국회의 모습은 아닐 것이다. 여야는 독단과 아집을 꺾고 원 구성에 합의하는 노력을 끝까지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