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연방 대법원 전경. UPI연합뉴스
미국 연방대법원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트랜스젠더가 학내 여성 스포츠팀에 참여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날 트랜스젠더 고등학생 베키 페퍼-잭슨(16)과 대학생 린제이 히콕스(25)가 각각 웨스트버지니아주와 아이다호주의 법률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재판관 6대 3으로 원고 패소 판결했다.
2021년 제정된 웨스트버지니아주 법률은 성별이 ‘오직 개인의 출생 당시 생식 생물학 및 유전학에 근거한다’고, 2020년 제정된 아이다호주 법률은 ‘여성을 위해 지정된 스포츠는 남성 성별을 지닌 학생들에게 개방될 수 없다’고 규정했다.
대법관 다수 의견은 이들 주 법률이 모든 사람에 대한 동등한 법 적용을 담은 헌법 14조나 교육에서의 성차별을 금지하는 1972년 교육개정법 9편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하급심 판단을 뒤집은 이번 판결은 직접적으로는 소송이 제기된 2개 주에만 해당하지만, 비슷한 법률이나 규제가 시행 중인 다른 27개 주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미 성소수자 재단인 ‘MAP’(Movement Advancement Project) 홈페이지를 보면 텍사스·플로리다·노스캐롤라이나 등 25개 주가 법률로, 버지니아·알래스카 등 2개 주가 규정 또는 기관 정책에 따라 트랜스젠더 학생의 ‘성정체성’(출생 당시의 성별과 다른 성정체성을 의미)에 따른 운동 종목 참여를 금지하는 것으로 돼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랜스젠더의 여성 종목 출전을 금지하는 내용을 ‘유권자 신분검사 강화 법안’(유권자 ID 법안)에 담아 전국적으로 시행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법안은 하원을 통과했으나, 상원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이번 판결을 “큰 승리”라고 환영하면서 “그 말도 안 되는 상황(트랜스젠더의 여성 스포츠 참가)은 이제 종결됐다”고 말했다.
원고 중 1명인 페퍼-잭슨은 사춘기 억제제와 호르몬 치료를 받으면서 크로스컨트리, 투포환, 원반던지기 여성 경기에 출전했다. 나머지 1명인 히콕스 역시 호르몬 치료를 받으면서 여자 육상팀 입단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성소수자 인권 단체인 휴먼라이츠캠페인은 이번 판결에 관해 “대법원의 보수적인 판사들이 내린 다른 판결들과 맥락을 같이하며, 많은 소외된 공동체의 권리와 자유를 후퇴시켰다“고 비판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트랜스젠더 청소년에 대한 성전환 치료를 금지하는 법률을 합헌으로 판결한 데 이어 올해 초에는 트랜스젠더 학생에 대한 교내 보호 규정(부모 통지, 대명사 사용)을 요구한 캘리포니아주의 규정을 금지했다. 또 지난해에는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를 금지하고, 여권에 자신의 성정체성을 기재하지 못하도록 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허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