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오찬 회동에서 대화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취임 후 처음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청와대 영빈관에 초청해 오찬 회동을 했다. 두 사람은 차기 당권을 둘러싸고 더불어민주당 내홍이 깊어지는 시점에서 만났다. 여당 갈등은 이 대통령의 ‘중도·보수 확장을 통한 국민통합론’을 둘러싼 공방으로 비친다. 이를 의식한 듯 두 전현직 대통령은 이날 당의 단합과 국민통합을 강조했다. 국민통합은 집권세력이 마땅히 추구해야 할 목표이고, 여당 분열은 통합의 구심력이 약화된다는 걸 뜻한다. 두 사람이 당의 단합과 국민통합을 동시에 내세운 건 지극히 당연하다.
이 대통령은 “내부의 단합도 매우 중요하다. 속이 단단해야 한다. 그리고 끊임없이 외연을 확장하면서 구조적 다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이 두 가지를 조화롭게 해야 한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국민통합이 이재명 정부에 주어진 시대적 과제라며 “민주당이 먼저 단합하고, 그 위에서 민주개혁 진영과 ‘빛의 혁명’을 함께했던 세력들과 더 큰 단합을 이뤄야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을 수 있다”고 했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두 분은 민주당을 비롯한 민주 진영의 단합과 외연 확장은 별개의 것이 아니라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가치임을 강조했다”면서 “가짜뉴스나 멸칭 등으로 누군가를 상처 입히는 것은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뜻을 모았다”고 했다.
이날 오찬 메뉴 중 하나는 비빔밥이었고, 후식으로는 화채가 나왔다. 청와대는 “통합과 화합의 의미를 담았다”고 했다. 통상 대통령이 야당 대표를 만날 때 나올 법한 메뉴요, 의미부여다. 홍 수석이 “두 분은 하나의 대한민국을 위해 함께 힘을 모으기로 했다”고 설명한 것도 예사롭지 않다. 당권을 둘러싼 여당 내부 균열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걸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유시민 작가처럼 여당에서 문 전 대통령의 유산을 지우려는 이 대통령 측 시도가 갈등 원인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 이 대통령이 이날 문재인 정부를 포함한 역대 민주당 정부의 발전적 계승을 강조한 것, 문 전 대통령에게 한반도 평화와 관련한 조언과 역할을 요청하고 문 전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하겠다”고 화답한 것은 이를 불식하려는 의도일 것이다.
최근 민주당 당권 주자들은 적통 논쟁을 벌이고, 과거 정치적 행적을 들춰 상대 주자를 공격하는 ‘파묘’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상대측을 멸칭으로 비하하는 일도 예사다. 국정운영을 책임진 집권여당의 모습이라고 하기 힘든 저열한 행태다. 이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의 회동을 계기로 국민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소모적이고 자해적인 공방은 중단돼야 마땅하다. 이재명 정부 2기 민주당의 청사진을 내놓고 다투는 생산적인 당권경쟁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