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 첫날인 1일 광주청사 간판이 광주광역시청에서 전남광주통합특별시청으로 바뀌어 걸려있다. 연합뉴스
민선 9기 지방정부가 1일 출범했다. 6·3 지방선거에서 선출된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장과 227개 기초자치단체장, 지방의원들이 4년 임기에 들어간다. 광주와 전남이 통합한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출범하면서 전국 17개 시도 체제는 14년 만에 16곳으로 재편됐다. 이번 지방정부는 지역 경기 쇠락과 청년 이탈, 인구 감소라는 공통된 위기에서 벗어나야 하는 막중한 책무를 안고 있다. 지역의 미래가 수도권 집중에 맞설 자생력 확보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광주특별시는 정부가 수도권 일극체제 극복과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추진한 첫 광역단체 간 행정통합 사례다. 1986년 광주가 직할시로 승격해 전남에서 분리된 지 40년 만에 다시 묶인 것이다. 정부는 광주특별시를 균형발전의 대표 모델로 육성하기 위해 4년간 매년 5조원씩 총 20조원의 재정 지원을 약속했다. 지역이 맞닥뜨린 위기가 개별 지자체가 홀로 감당할 수준을 넘어섰다고 본 것이다. 지역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그릇을 키우는 통합 지자체 출범은 의미가 있다. 그러나 자구노력 없이 정부 예산에만 의존한다면 행정통합의 의미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광주특별시가 지방자치의 새 모델을 만들겠다는 각오로 균형발전을 주도해야 한다. 그래야 향후 다른 지역 통합의 본보기가 될 수 있다.
올해로 31년을 맞은 지방자치는 중앙정부에 예속된 재정·인사권 등으로 온전히 뿌리내리지 못했다. 중앙정부에 권한이 집중되는 현 구조가 수도권 집중을 심화시켜온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중앙정부가 권한을 지방정부에 적극적으로 이양해 지자체가 실질적 자율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줄 필요가 있다. 양적·질적으로 지방정부의 권한을 확대시키는 것이 균형발전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전국 227개 시군구 중 절반 이상이 소멸위기라는 진단이 보여주듯 수도권과 지방의 불균형은 돌이키기 힘들 정도로 심화하면서 한국 사회의 최대 모순이 됐다. 이 난제를 해결하는 것이 정부·지방정부가 이번 선거 민의에 응답하는 길이다. 정부가 비수도권에 반도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등 3대 분야 투자 계획을 발표한 것은 ‘수도권 일극체제’를 해소할 유력한 기회다. 시도지사들도 이 계획이 균형발전의 전기가 되도록 협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민선 9기 지방정부가 진짜 지방시대를 열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