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부, 전국대회 6개월 출전 정지
야구협, 지도자 징계 추가 심의
온라인선 선수 신상털기 등 확산
무관한 학생도 악플 노출돼 우려
“미성년 향한 사이버폭력 도 넘어”
학생들이 1일 서울 강동구 배재고 앞에 놓여 있는 근조화환을 쳐다보며 걸어가고 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광주제일고와 경기하면서 5·18민주화운동을 폄하하고 지역을 비하하는 의미를 담은 구호를 외친 배재고 야구부에 전국대회 6개월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 한수빈 기자 subinhann@kyunghyang.com
경기 중 상대팀을 향해 혐오성 구호를 외친 배재고등학교 야구부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로부터 ‘전국대회 6개월 출전 정지’ 징계 처분을 받았다. 배재고 야구부 선수들에 대한 비난 여론과 함께 학생들을 향한 신상털기와 악성 댓글(악플)도 확산하고 있어 우려가 나온다.
KBSA는 1일 올림픽파크텔에서 제11차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고 이렇게 결정했다. 공정위는 관련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관련자들의 진술을 바탕으로 종합적으로 심의한 결과 이번 사안을 스포츠정신에 반하고 경기장 질서를 문란하게 한 사안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출전 정지 징계에 따라 배재고는 2일 예정됐던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2회전 순천효천고와의 경기가 몰수패로 처리된다. 공정위는 배재고 야구부 지도자 및 선수에 대한 징계 여부는 추가로 심의키로 했다. KBSA는 “이번 사안의 심각성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공정위 징계와 별도로 경기장 내 부적절한 응원문화 근절과 재발 방지를 위한 후속 조치 및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고 했다.
서울 강동구 배재고 정문에는 근조화환 8개가 놓여 있었다. 화환에는 “배재고 일베선수 프로지명 금지” “배재고는 쓰레기 양성교육 그만해라” 등이 적혀 있었다. 화환은 ‘5·18 당사자’ 등 다양한 명의로 발송됐다.
지난달 29일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배재고 일부 선수들이 광주제일고를 향해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 등 구호를 외쳤다. 5·18민주화운동을 조롱하고 지역을 비하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논란이 확산하면서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에서는 배재고 야구부 명단이나 선수들의 이름이 적힌 경기 전광판 사진이 유포되고 있다. 일부 누리꾼은 “배재고 야구부 신상을 널리 퍼뜨려야 한다” “프로지명을 막아 선수 생명을 끊어야 한다” 등의 글을 올렸다.
이번 사건과 무관한 배재고 학생들도 악플에 노출됐다. 배재고의 공식 SNS 계정이나 동아리 계정에 “일베하는 학생 얼굴을 캡처하겠다” “일배제고” 등의 댓글이 달렸다. 학교 앞에서 만난 한 배재고 학생은 기자에게 “야구부가 잘못한 일인데 왜 학교 전체에 비난이 쏟아지는지 모르겠다”며 “인터넷을 보면 무섭고 상처를 받는다”고 말했다.
김상균 백석대 경찰학부 교수는 “신상털기나 악플은 언어폭력 행위이자 인간의 공격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현상”이라며 “미성년자인 학생들을 향한 사이버폭력은 장기적인 상처를 남기는 위험한 행위”라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배재고 교직원과 야구부 학생·학부모가 이날 광주제일고를 직접 방문해 사과할 의사를 전달했으나, 광주제일고 측이 “학생들이 사과를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연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