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역삼동 듀오 본사. 연합뉴스
국내 최대 결혼정보업체인 ‘듀오’가 파견 노동자인 상담 매니저들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과 부당해고 의혹 등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 듀오가 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인사권을 행사하는 등 파견법을 위반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1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듀오의 근로기준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듀오에서 상담매니저로 일했던 A씨 등은 지난 1월 직장 내 괴롭힘, 부당해고, 임금 체불, 연장 근로 강요 등을 문제 삼아 듀오 대표와 전무에 대한 고소와 진정을 노동청에 제기했다. 부당해고와 직장 내 괴롭힘 자체는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지만, 이 과정에서 발생한 임금 체불 등은 처벌할 수 있다고 고소인 측은 주장했다. 노동청은 지난 4월 듀오 대표를 대면 조사했다.
A씨 등은 고소장에서 “공개적 폭언과 모욕, 업무일지를 통한 퇴근 시간 통제, 부당한 발령 및 퇴사 강요 등 방법으로 직장 내 괴롭힘을 일삼았다”며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자들을 해고했다”고 밝혔다. 듀오 측이 “우리 회사와 맞지 않는다”며 구체적 사유 없이 해고를 통보하거나, 사전 예고 없이 인사 발령하고 이를 거부할 시 “그만둘 수밖에 없다”며 사실상 퇴사를 강요했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고소에 동참하지 않은 전직 상담매니저들도 비슷한 문제를 경험·목격했다고 밝혔다. B씨는 “다수 앞에서 큰 흠이 있는 것처럼 공개 질책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고 말했다. C씨는 “폭언하고 소리 지르는 게 일상이었다”고 했다. 한 전직 상담매니저는 2022년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를 인정받았다.
듀오가 파견 상담매니저에 대해 사실상 사용자 역할을 했는지가 조사의 쟁점 중 하나다. 듀오는 전화통신판매업 사업자로 인력 알선 업체인 워크맨그룹에서 상담매니저를 파견받고 있다. 파견법상 사용사업주는 파견 노동자에 대한 업무 지휘권은 있으나 채용·징계·해고 등 인사권을 행사할 수 없다.
A씨 등은 듀오가 상담매니저 채용 공고와 결과 통보, 인사 발령, 업무일지 미작성 시 불이익 부과 등을 직접 해왔다며 실질적 사용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근로기준법상 사용자 책임이 있고, 파견법 위반 소지도 있다는 것이다. 듀오의 감사보고서를 보면 워크맨그룹이 특수관계자로 기재돼 있는 등 파견 업체와 밀접한 관계라고도 했다.
이미소 노무사는 “듀오가 채용·인사·징계·해고 등 파견 업체의 권한을 대신해 고용 관계 자체에 개입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윤지영 직장갑질119 대표는 “상담매니저들이 듀오와 실질적 근로관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비일비재하지만 제대로 규제하지 않는 이러한 ‘가짜 파견’에 대해 노동당국이 적극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듀오는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듀오는 “상담매니저와 업무를 계속해나갈 수 있는지 의견을 파견 회사에 줄 수 있다”며 “해고·징계 등 인사권은 파견 회사가 집행한다”고 밝혔다. 듀오는 “근로감독관 요청대로 노무사를 선임해 (자체) 조사한 결과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론이 났다”며 “부당해고한 적이 없으며 (상담매니저) 본인이 사직서를 쓰고 나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