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 앞에 휘발유 가격이 게시돼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3.2% 올라 2년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휘발유 등 석유류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계란·소고기·파 등 농축산물 가격도 들썩인 영향이다. 그나마 최근 기름값이 ℓ당 2000원 아래로 떨어졌지만, 농축산물에 더해 가공식품 가격도 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어 ‘밥상물가’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국가데이터처가 2일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9.99(2020년 100)로 1년 전보다 3.2% 상승했다. 지난 2023년 12월(3.2%)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로, 상승 폭은 전월(3.1%)보다 0.1%포인트 확대됐다. 중동전쟁 이전 2%에 그친 물가상승률은 넉달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고유가로 석유류 물가가 1년 전보다 24.7% 올라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석유류 물가상승률은 지난 2022년 7월 이후 가장 높았다. 휘발유(23.1%), 경유(33.7%), 등유(23.1%)가 크게 올랐고 자동차용LPG(2.7%)도 상승전환했다. 석유류가 포함된 공업제품은 4.4% 올라 전체 물가를 1.47%포인트 끌어올렸다. 재정경제부는 석유 최고가격제가 없었을 경우 물가상승률은 3.6%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석유류와 관련 품목 상승률은 둔화되고 있다. 외식제외 개인서비스는 유류할증료가 인하되면서 3.9% 올라 4%대 아래로 내려왔다.
문제는 ‘밥상물가’다. 신선식품지수는 지난달 0.4% 올라 올해 처음으로 상승전환했다. 농축수산물 물가는 3.2% 오르며 전달(2.2%)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수산물은 수입물량 증가로 상승세가 한풀 꺾였지만, 농산물은 생육 지연에 따른 출하 감소 영향으로 1.1% 올라 5개월 만에 상승전환했다. 축산물도 조류인플루엔자(AI) 등 전염병의 여파가 계속되면서 상승 폭이 확대(5.8%→6.2%)됐다.
품목별로 보면 파(37.1%), 쌀(11.7%), 달걀(10.3%), 국산 쇠고기(7.5%) 수입 쇠고기(6.8%), 돼지고기(4.5%) 등이 크게 올랐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중심으로 구성돼 소비자의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3.4% 상승해 2024년 4월(3.6%) 이후 2년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비스 물가는 2.6% 올랐다. 이중 개인 서비스가 3.4% 상승했고, 공공서비스는 1.6% 올랐다. 공공서비스 중에선 국제항공료가 28.2% 올랐다.
정부는 하반기 물가상승률을 3% 이내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상반기 물가상승률은 2.5% 였다. 하반기엔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석유 최고가격 인하(ℓ당 150원)가 이달 소비자물가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면 6월보단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농축산물과 더불어 외식·식품업계가 줄줄이 가격인상에 나서는 만큼 올해 줄곧 ‘0% 상승률’로 물가를 방어한 가공식품 가격도 들썩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달러당 1500원을 웃도는 고환율과 컴퓨터 등 가전제품 가격도 상승폭이 확대되는 등 ‘칩플레이션’도 물가를 자극하는 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