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에서 보호하고 있는 반달가슴곰 KF-34. 국립공원공단 제공
수년간 양봉 농가를 드나들며 벌통을 부수고 꿀을 훔쳐 먹은 지리산 반달가슴곰 한 마리가 결국 야생을 떠나 보호시설로 옮겨졌다.
국립공원공단은 양봉 농가에 내려와 지속적으로 피해를 입힌 반달가슴곰 1마리를 지난달 16일 생포해 생태학습장으로 이송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에 생포된 곰은 2011년 국내에서 태어난 암컷 반달가슴곰 ‘KF-34’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14차례 경남 산청·함양군 일대 양봉 농가에 침입해 벌통을 부수고 꿀을 먹었다. 연도별로는 2018년 2건, 2020년 5건, 2022년 3건, 2024년 4건이다. 한 농가에서 벌통 28개를 한꺼번에 부수는가 하면, 다른 곳에서는 벌꿀 17되를 먹어 치우기도 했다.
문제의 곰은 2018년과 2020년 두 차례 사람 생활권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주 방사됐지만, 이후에도 마을 인근으로 내려와 양봉 농가를 찾아다니며 피해 입히기를 반복했다.
공단은 “해당 개체는 야생성을 상실한 것으로 판단돼 사람과의 충돌을 예방하기 위해 회수했다”며 “사람 생활권에 반복 출몰하고 있는 또 다른 반달가슴곰 1마리도 포획해 보호시설로 옮길 계획”이라고 했다.
지난달 16일 국립공원공단 직원들이 반달가슴곰을 포획해 검진하고 있다. 국립공원공단 제공
공단은 멸종위기에 처한 반달가슴곰 야생 개체군을 복원하기 위해 2004년부터 지리산을 중심으로 복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복원 사업이 시작된 이후 2020년까지 지리산에 방사한 반달가슴곰은 모두 51마리에 달한다. 현재는 복원 초기 불법 사냥도구에 의한 폐사와 야생성 상실로 보호시설에 옮겨진 개체 등을 제외한 16마리가 야생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생태학습장에는 야생에서 회수된 15마리와 복원초기 증식·연구 목적으로 데려온 11마리 등 모두 26마리가 살고 있다.
한편 공단은 반달가슴곰의 활동이 왕성해지는 여름철 탐방 성수기를 맞아 3일부터 안전 문자서비스를 제공한다. 안전수칙을 담은 안내문과 함께 반달가슴곰이 출현하는 등 특이 상황 발생 시 행동요령을 담은 메시지도 수시로 발송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