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상원사 목조제석천의좌상. 국가유산청 제공
평창 상원사 목조제석천의좌상 복장유물. 국가유산청 제공
조선 전기 불교 조각의 양식을 보여주는 불상과 태종이 관리에게 내린 임명장 등이 보물이 된다.
국가유산청은 ‘평창 상원사 목조제석천의좌상 및 복장유물’을 포함해 총 4건의 문화유산을 보물로 지정할 계획이라고 2일 예고했다.
강원 평창 상원사의 문수전에 있는 제석천상은 주로 불화로 표현해온 제석천을 조각으로 조성한 흔치 않은 사례다. 제석천은 불교에서 도리천에 있는 제석천궁에 살면서 사천왕을 거느리고 불법(佛法)과 불제자를 보호하는 수호신을 뜻한다.
이 불상은 조선 전기 작품으로 추정된다. 2008년 발견된 복장(腹藏) 유물의 중수 기록과 국보 ‘평창 상원사 목조문수동자좌상’의 발원문 등을 통해 적어도 1645년 이전에 조성된 것으로 여겨진다. 의자에 앉은 자세, 통통하고 양감 있는 얼굴, 높이 들어 올린 보계(부처나 보살의 머리 위에 있는 상투) 등에서 고려 후기 양식이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불교 조각사와 복장 의례 연구에 있어 중요한 자료로 꼽힌다.
안성 고신왕지. 국가유산청 제공
장수역사전시관 소장 ‘안성 고신왕지(安省 告身王旨)’는 1414년 국왕 태종(재위 1400∼1418년)이 안성(安省)이라는 인물을 강원도 도관찰출척사(江原道都觀察黜陟使)로 임명하며 발급한 임명장이다. 총 7행에 걸쳐 초서체(획을 줄이고 이어 흘려 쓴 한자 서체)로 작성되었으며, ‘조선국왕지인(朝鮮國王之印)’이 찍혀 있다. 1435년 이전 임명장에 쓰이던 ‘왕지’라는 명칭이 그대로 남아있어 문서 규정의 변천사를 보여준다. 당시 관직 체계와 겸직 제도를 생생하게 증명하는 양호한 상태의 조선 초기 고문서이다.
초조본 유가사지론 권3. 국가유산청 제공
호림박물관 소장 ‘초조본 유가사지론 권3’(初雕本 瑜伽師地論 卷三)은 당나라 승려 현장(602~664)이 번역한 총 100권 중 권3에 해당한다. 현재까지 국내외에서 동일한 권차가 발견된 적이 없는 유일한 판본으로 희소성이 높다. 고려시대 유식학(모든 것은 마음의 작용에서 비롯된다고 보는 불교 사상) 연구 수준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고려시대에 한문을 우리말로 번역해 읽을 수 있도록 토를 단 석독구결(釋讀口訣)이 치밀하게 표시되어 있어 국어사 연구에도 귀중한 사료다.
삼봉선생집 권1. 국가유산청 제공
서울역사박물관 소장 ‘삼봉선생집 권1(三峯先生集 卷一)’은 조선 개국공신 정도전의 문집으로 1465년(세조 11)에 찍은 중간본(重刊本)의 첫 권이다. 태조 시기 간행된 초간본이 왕자의 난으로 흩어져 없어진 뒤, 후손들이 흩어진 글을 모아 다시 펴낸 것이다. 특히 이 판본에만 이색(1328~1396)의 발문이 수록돼 있어 ‘삼봉선생집’의 초기 간행과 전래 과정을 밝히는 핵심 근거로 평가된다. 국가유산청은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검토한 뒤, 국가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보물 지정을 확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