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의 근육량과 하지불안증후군 위험 간 연관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게티이미지
밤마다 다리가 저리고 쑤셔 잠을 이루기 어려운 ‘하지불안증후군’이 남성의 근육량 감소와 관련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제대 일산백병원 신경과 배희원 교수,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주은연 교수 연구팀은 체성분을 파악할 수 있는 다양한 지표와 하지불안증후군 발생 간의 관계를 분석해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즈 인 뉴롤로지(Frontiers in Neurology)’에 발표했다고 2일 밝혔다. 연구진은 성인 575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체성분 검사와 수면다원검사 데이터를 함께 분석했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주로 저녁이나 밤 시간대 휴식을 취할 때 다리에 벌레가 기어가는 듯한 불쾌한 이상감각이 발생하거나 저리고 쑤시는 등의 통증이 나타나는 신경계 질환이다. 이상감각을 완화하기 위해 다리를 계속 움직이고 싶은 충동이 나타나기 때문에 증상이 지속될 경우 만성 불면과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 결과, 해당 질환의 전체 유병률은 여성(6.6%)이 남성(2.9%)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근육량과의 연관성은 남성에게만 뚜렷하게 확인됐다. 특히 근감소증이 있는 남성은 하지불안증후군을 동반하는 비율이 8.7%로, 그렇지 않은 경우(3.2%)보다 약 2.7배 높았다. 또한 수면 중 다리의 주기적 움직임 역시 약 1.7배 더 빈번하게 나타났다.
다양한 근육량 지표에서도 하지불안증후군 위험과의 연관성은 일관되게 확인됐다. 키 대비 근육량이 얼마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인 골격근지수(SMI)가 낮을 경우 하지불안증후군 위험은 6.5% 증가했고, 근육·뼈·수분 등의 양을 나타내는 제지방량지수(FFMI)가 낮아도 위험도는 2.5%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근육량이 충분한 남성은 하지불안증후군 위험이 유의미하게 낮은 경향을 보였으며, 특히 골격근지수가 높을 경우 질환 발생 위험이 약 20% 낮았다. 이는 동일한 체중이라도 근육 비율이 낮고 체지방 비율이 높은 경우 질환 위험이 증가하는 반면, 근육량이 충분한 경우 보호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근육 감소가 하지불안증후군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을 살펴본 연구진은 말초 조직으로의 산소 전달 능력 저하와 근육에서 유래한 항염증 물질(마이오카인) 감소, 산화 스트레스 증가에 따른 도파민 신경계 변화 가능성 등의 요인이 작용했을 것으로 봤다. 남성에겐 수면 부족이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감소와 근육 손실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수면 질 저하와 연결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복합적인 생리 구조와 연관됐을 가능성도 있다.
배희원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하지불안증후군이 단순한 신경계 증상을 넘어 근육 상태와도 밀접하게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결과”라며 “특히 남성에서는 근육량 감소가 중요한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근력 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병행하는 적극적인 관리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