힉엣눙크! 뮤직 페스티벌 포스터.
이안 보스트리지가 말러를 부르고 죄르지 쿠르탁이 음악으로 풀어낸 카프카의 문장들은 AI 그래픽과 연출을 통해 무대에서 시각적으로 구현된다.
여름철 도심형 음악 축제로 자리 잡은 ‘힛엣눙크! 뮤직 페스티벌’이 다음 달 25일부터 9월3일까지 열린다. 올해는 노래하는 인문학자로 불리는 영국 출신 테너 보스트리지, 탄생 100주년을 맞은 헝가리 출신 작곡가 쿠르탁을 통해 클래식 음악의 현재를 보여준다.
이번 축제에는 예술가 44명이 참여하며 메인 프로그램 10개가 마련된다. 첫 공연은 8월26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보스트리지의 무대다. 세종솔로이스츠와 함께 말러의 가곡 ‘소년의 이상한 뿔피리’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 등을 현악 오케스트라 편곡 버전으로 들려준다. 지휘는 2023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젊은 지휘자상을 받은 윤한결이 맡는다.
27일 열리는 쿠르탁 탄생 100주년 기념 무대에는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카프카-프라그멘테’가 오른다. 카프카의 일기와 편지에서 가져온 짧은 문장들을 바탕으로 만든 작품으로, 소프라노와 바이올리니스트 단 2명이 60분 동안 이끌어가는 난곡이다. 소프라노 서예리와 바이올리니스트 레오나드 푸가 무대에 선다. 이 공연은 음악만 들려주는 것이 아니다. 비주얼 아티스트 데이비드 사우더, 연출가 캐롤 아미티지가 참여해 카프카의 파편적 문장들을 AI 그래픽과 무대 연출로 확장한다. 쿠르탁이 카프카의 문장을 음악으로 압축했다면 무대는 그 압축된 소리와 언어를 이미지와 공간에 풀어내는 셈이다.
30일 서울 레스케이프 호텔에서 열리는 공연은 프랑스 살롱 음악회를 연상케한다.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착안한 공연으로, 레이날도 안의 성악곡과 포레 바이올린 소나타 1번, 드뷔시 현악사중주 등이 연주된다. 공연 전 관객에게는 샴페인 한 잔이 제공된다.
이 외에도 영유아를 위한 콘서트, 한국 무대에 처음 선보이는 연주자들의 무대, 전통 레퍼토리의 재해석과 동시대적 실험을 보여주는 프로그램들로 구성된다.
‘힛엣눙크! 뮤직 페스티벌’은 세종솔로이스츠가 2017년부터 음악적 철학과 예술적 실험 정신을 집약해 보여주고 있는 음악 축제다. ‘힛엣눙크’는 라틴어로 ‘여기, 그리고 지금’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