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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고급형’ 홍보했던 양방향 정류장, 민원 폭발에 엎어질 위기···무슨 일?

입력 2026.07.02 15:35

수정 2026.07.02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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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섬식 정류장·양문형 버스’ 전면 재검토

도로 중앙 정류장 1개만 설치, 버스도 양문형 개조

일반 버스 병행에 혼란 가중···승하차도 복잡해져

추가 공사 중단···500억 이상 투입된 점은 부담

제주도는 간선급행버스체계(BRT) 고급화 사업을 추진하면서 국내 최초로 섬식 정류장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박미라 기자

제주도는 간선급행버스체계(BRT) 고급화 사업을 추진하면서 국내 최초로 섬식 정류장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박미라 기자

제주도가 수백억을 투입하며 야심 차게 추진해 온 ‘섬식 정류장’과 ‘양문형 버스’ 도입 사업을 전면 재검토한다.

2일 제주도지사직 인수위원회가 선정해 위성곤 제주지사에게 전달한 ‘민선 9기 제주도정 100대 정책과제’를 보면, ‘제주 간선급행버스체계(BRT) 전면 재검토’가 포함돼있다. 위 지사는 후보 시절부터 “도민 불편과 혼란에 공감한다”면서 “BRT 사업 중 섬식 정류장과 양문형 버스 운영은 수정돼야 한다”는 견해를 밝혀왔다.

섬식 정류장은 도로 중앙에 양방향 승하차가 가능한 정류장 하나만 설치하는 방식이다. 제주도는 “방면별로 각각 설치해야 하는 기존 정류장보다 도로 점유 면적이 작아 인도 폭 축소, 가로수 이식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설 면적이 줄어 공사비용을 22% 아낄 수 있고 공사 기간 단축 효과도 있다고 강조해왔다.

제주도는 양방향 승하차가 이뤄지는 섬식 정류장 구조에 맞춰 버스도 지하철처럼 좌우 양쪽에 문이 있는 양문형 저상버스로 교체하는 작업을 함께 추진했다.

섬식 정류장과 양문형 버스 도입은 제주도가 2024년부터 추진해온 ‘BRT 고급화’ 사업의 핵심이다. 도는 “2017년 대중교통체계 개편을 통해 중앙로 등 도심 일부 도로에 BRT 체계를 운영해왔다”며 “기존 BRT가 버스 전용 주행로를 갖춘 시스템이라면 여기에 섬식 정류장과 양문형 버스 등 신기술을 접목한 것이 BRT 고급화 사업”이라고 말했다.

제주도는 애초 오는 2032년까지 서광로·동광로·도령로·노형로·중앙로 등 40.5㎞에 1514억원을 투입할 예정이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5월 서광로(3.1㎞) 구간 공사를 완료하고, 섬식 정류장이 있는 중앙버스 전용차로를 처음 공개했다.

양문형 버스도 현재까지 148대를 도입했으며, 올 하반기 49대를 추가로 들여올 예정이다. 예산은 서광로 구간에만 설계·공사비 등 109억원, 양문형 버스 교체비 523억원이 투입됐다.

그러나 서광로에 섬식정류장이 있는 중앙버스 전용차로가 개통된 이후 도민들은 불만을 쏟아냈다.

현재도 서광로에서는 중앙버스 전용차로 섬식 정류장과 기존 가로변 차로 정류장이 철거되지 않은 채 일부 병행 운영되고 있다. 양문형 버스를 노후 버스 교체 시기에 맞춰 순차적으로 도입하다 보니 일반 버스는 기존 가로변 차로를 이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일반 버스들은 중앙전용차로를 놔둔 채 일반 차량과 뒤섞여 2~3차로를 달려야 하고, 양문형 버스 역시 도로에 따라 일반차로와 가로변 차로, 중앙차로를 넘나드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승객들의 승하차 방식도 복잡해졌다.

섬식 정류장이 도로 중앙에 위치하면서 노인과 장애인, 어린이 등 교통약자들의 이동 거리가 크게 늘어난 점, 양쪽에 문이 있는 버스 구조상 좌석이 부족한 점 등도 승객들의 불만 요인이다. 정모씨(48)는 “승용차는 갑자기 1차로에서 2~3차로로 바꿔야 하고, 버스 역시 3차로에서 1차로로 급변경하는 등 혼란스럽다”면서 “관광객들은 더 운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민원이 끊이지 않으면서 제주도는 지난해 하반기 예정됐던 동광로 공사를 지방선거 이후로 연기했다. 도지사까지 교체되면서 어떤식으로든 전면적인 수술이 불가피해졌다. 다만 국비 매칭 사업인 만큼 정부와의 협의한 데다 이미 적잖은 예산이 투입된 점 등이 사업 재검토 과정에서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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