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 법사위원회가 1일(현지시간) 발표한 ‘경쟁 차단 : 미국인 소유 기업에 대한 한국의 차별적 공격’ 보고서 표지.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가 한국 정부가 쿠팡을 지속적으로 괴롭히고, 미국 기업을 차별하는 반경쟁적 입법을 추진한다는 취지의 중간 보고서를 공개했다. 사실관계 확인 없이 미 행정부·의회를 상대로 전방위적인 로비를 벌여온 쿠팡 주장을 일방적으로 반영한 ‘게으른 보고서’다. 한국 시장에서 각종 탈법·위법을 저질러온 쿠팡에 대한 한국 정부의 정당한 제재·조사 등을 ‘괴롭힘’으로 단정한 이런 보고서가 확정된다면 한국인들의 대미 감정이 악화돼 양국 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정부도 쿠팡의 탈법·위법 행위의 정확한 진상을 미국 조야가 분명히 인식하도록 노력하는 한편 이 현안이 안보·통상 등 다른 영역으로 번지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
미 하원 법사위는 1일(현지시간) ‘경쟁 차단: 미국인 소유 기업에 대한 한국의 차별적 공격’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쿠팡이 제출한 자료, 해롤드 로저스 한국 쿠팡 임시대표의 증언 등을 토대로 쓰인 이 중간 보고서는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 소속 실무진이 작성했다. 보고서에선 “한국은 수십년간 미국인 소유 기업을 표적으로 삼아왔으나 차별적 대우는 최근 몇년 새 상당히 심해졌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35쪽 분량 중 절반 이상을 쿠팡 문제에 할애하면서 쿠팡을 한국 정부의 표적이 된 ‘피해자’로 묘사했다. 3750만명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불만을 품은 전직 직원의 데이터 시스템 무단 접근”이라고 표현했다. 사태 초기 ‘유출’ 대신 ‘노출’이라는 단어를 고집했던 쿠팡 입장을 가감 없이 수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보를 유출한 전직 직원의 노트북을 중국에서 회수한 것은 국가정보원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쿠팡의 일방적 주장도 실었다.
정부의 온라인플랫폼법 추진, 2021년 제정된 ‘인앱 결제 강제 금지법’ 등을 두고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을 차별하기 위해 “법과 규제를 무기화했다”는 주장도 납득할 수 없다. 관세 자유화가 핵심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무력화한 것도 모자라 자국 기업의 불공정 행위를 눈감아달라는 요구까지 하고 있는 것 아닌가. 외교부는 2일 “쿠팡 측 주장을 일방적으로 반영하고 있다”며 유감을 표명했으나 이에 그치지 말고 미 의회에 강력히 항의하고 사실관계를 분명히 바로잡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