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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그룹 위기’에 떠는 콘텐츠 업계···개봉도 배급도 제작도 ‘움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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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JTBC 채무불이행으로 촉발된 중앙그룹 위기가 콘텐츠 업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극장 사업과 투자·배급을 대기업이 독점하는 체제가 영화계 전체의 위기로 번졌다는 쓴소리도 나온다.

김승범 나이너스엔터테인먼트 대표는 "긴장적 관계를 유지해야 할 극장과 배급사가 한집 안에 있는 것이 영화 산업 경쟁력 저하로 이어진 건 오랜 문제"라며 "장기적으로는 산업 구조 변화를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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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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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그룹 위기’에 떠는 콘텐츠 업계···개봉도 배급도 제작도 ‘움찔’

입력 2026.07.03 06:00

수정 2026.07.03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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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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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그룹 4개사 기업회생절차 돌입

메가박스는 롯데시네마와 합병 무산

영화 배급사 5월분 정산 여부 촉각

단독 개봉 ‘메가 온리’ 유지도 어려워

나홍진 신작 ‘호프’ 개봉 성적에 촉각

JTBC 드라마 축소, 투자도 위축 우려

홍정도 중앙그룹 부회장이 지난달 15일 서울 마포구 중앙일보빌딩에서 열린 JTBC 등 중앙그룹 일부 계열사의 유동성 위기로 인한 회생 절차 개시 관련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사과문을 발표한 후 퇴장하고 있다. 김정근기자

홍정도 중앙그룹 부회장이 지난달 15일 서울 마포구 중앙일보빌딩에서 열린 JTBC 등 중앙그룹 일부 계열사의 유동성 위기로 인한 회생 절차 개시 관련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사과문을 발표한 후 퇴장하고 있다. 김정근기자

JTBC 채무불이행으로 촉발된 중앙그룹 위기가 콘텐츠 업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극장 메가박스, 영화 투자·배급·수입 사업을 담당하는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를 운영하는 메가박스중앙, 방송·콘텐츠 사업을 운영하는 콘텐트리중앙 등 그룹 4개사가 지난달 30일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했다. 합종연횡을 시도하던 국내 2·3위 멀티플렉스 사업자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의 합병도 지난달 30일부로 무산됐다. JTBC는 자율구조조정지원(ARS) 절차를 승인받아 회생절차에 들어갈지에 대한 판단이 오는 30일까지 보류됐다.

갓 시작된 법정 관리에 각계 관계자들은 “여파를 지켜보는 중”이라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콘텐츠 투자 및 다양성 위축이 예상된다는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극장과 영화


지난해 3월30일 서울 시내 한 메가박스 극장에서 시민들이 상영작 예고 영상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3월30일 서울 시내 한 메가박스 극장에서 시민들이 상영작 예고 영상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극장의 위기는 곧 영화계의 위기다. 영화 티켓 판매액은 부가가치세 10%와 영화발전기금 3%를 떼고 통상 극장과 배급사가 대략 50대 50으로 나눈다. 배급사는 그중 배급 수수료(10%)를 뗀 나머지를 투자사, 제작사, 수입사 등에 분배한다. 영화 홍보를 담당한 마케팅사, 러닝개런티(흥행보수)를 약속받은 배우와 매니지먼트사 등도 이 그물망에 얽혀 있다. 일부 메가박스 위탁점은 모바일 할인쿠폰·통신사 멤버십 제휴에 따른 할인 금액을 본사로부터 정산받지 못하고 있다.

배급사들은 메가박스가 5월분 부금을 제때 정산할 수 있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메가박스중앙은 지난달 16일 각 배급사에 “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 6월14일까지 발생한 미지급 채권은 ‘회생채권’에 해당해 향후 회생계획에 의해 변제될 예정”이라며 “6월15일부터 발생하는 채권은 법원의 포괄적 허가를 받아 정상 지급할 예정”이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6월14일 이전’인 5월 부금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지난달 4일 서울 한 영화관의 영화 시간표. <군체> <와일드씽> 등 포스터가 보인다. 연합뉴스

지난달 4일 서울 한 영화관의 영화 시간표. <군체> <와일드씽> 등 포스터가 보인다. 연합뉴스

공교롭게도 5월은 극장가가 전월 대비 67.8% 증가한 1126억원의 매출을 거둔 달이었다. <군체>·<살목지>(쇼박스), <마이클>·<슈퍼마리오 갤럭시>(유니버설 픽쳐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등이 박스오피스를 견인했다.

한 대형 투자·배급사 관계자 A씨는 “월별 부금은 월말로부터 35~45일쯤 후 입금된다. 아직 그 기한이 지났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지급이 밀릴 수 있겠다는 걱정이 있는 건 사실이다. 대응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작은 수입·배급사는 더 부담이 크다. 지난달 해외 애니메이션 <돌핀보이: 푸른 바다의 수호자>를 배급한 팝엔터테인먼트의 박용균 대표는 “극장 단계에서 돈이 막혀버리면 계약상 배급사가 수입사에 자비로 돈을 줘야 한다”며 “어느 날짜 이후는 보전받는다고 하더라도, 그조차 불확실성이 있으니 불안하다”고 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사태의 장기화를 대비해 지난달 26일부터 피해접수센터를 열고 사례를 청취하고 있다.

이런 업계의 불안에 대해 메가박스 관계자는 “회생절차가 막 시작된 상황”이라고 말을 아끼면서도 “부금은 특히 문제 없게 지급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메가박스 로고

메가박스 로고

메가박스 단독으로 영화를 개봉하는 건 기피하는 분위기다. 메가박스가 단독 상영 브랜드 ‘메가 온리’가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재개봉 명작 등을 특색 있게 소개해 왔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지난해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진격의 거인 완결편 더 라스트 어택>(103만명)은 단독 개봉의 한계에도 이례적인 흥행을 거뒀다.

한 수입사 대표 B씨는 “메가박스가 비주류 작품에 유연한 편이었기에 안타까움이 크다. 솔직히는 메가박스가 잘 버텨줘서 틈새 시장을 겨냥한 작은 영화가 많이 수입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극장 사업과 투자·배급을 대기업이 독점하는 체제가 영화계 전체의 위기로 번졌다는 쓴소리도 나온다. 김승범 나이너스엔터테인먼트 대표는 “긴장적 관계를 유지해야 할 극장과 배급사가 한집 안에 있는 것이 영화 산업 경쟁력 저하로 이어진 건 오랜 문제”라며 “장기적으로는 산업 구조 변화를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영화 <호프> 포스터.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호프> 포스터.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회사의 위기 속에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의 <호프>는 오는 15일 예정대로 개봉한다. 나홍진 감독이 <곡성> 이후 내놓는 10년 만의 신작이다. 지난 5월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9회 칸영화제 경쟁부문에서 공개된 후 국내 개봉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호프>는 자금 유동성을 확보할 구원투수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영화 사상 최대 제작비(500억 이상)가 들어간 상황에서, 손익분기점(BEP)을 넘어서는 성적을 거둘지가 관건이다. 칸영화제에서 역대 최고가로 해외 판매 ‘완판’(200여 국가 및 권역에 선판매)을 기록하며 제작비 절반가량을 회수했다고 플러스엠 측은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누적관객수 700만 명 이상을 동원해야 BEP를 맞출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대형 스크린이나 버스 등 오프라인 광고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 제작보고회를 생략했다는 점에서 ‘홍보비 운용이 원활하지 않은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하지만 메가박스 측은 “홍보비 집행에는 문제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미 칸에서 영화를 성공적으로 홍보한 상황이며 <서울의 봄>(2023) 때도 제작보고회를 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방송과 예능·드라마

JTBC 로고

JTBC 로고

방송계에서는 JTBC의 위기가 무모한 투자 없이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방송을 만들기 어려워진 제작 환경을 보여주는 결과라는 한숨도 나온다. 연예인 출연료 등 제작비 상승으로 회사 자체 예산으로만 프로그램을 만들기 어려워진 지 오래다. PD가 직접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등의 외부 투자를 받아오지 않으면 프로그램을 시작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한 종합편성채널의 예능 PD인 C씨는 “원래도 콘텐츠에 투자를 하지 않는 회사였지만, JTBC의 위기가 사주 등 결정권자들에게 ‘투자를 하지 않길 잘했다’는 시그널을 줄 것 같아 씁쓸하다”고 했다.

특히 JTBC는 매년 10~12편의 드라마를 편성해 왔다. 한 해 공개되는 드라마 중 8~10%에 달하는 숫자다. 올해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지난해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등 꾸준히 완성도 있는 드라마를 방영해왔다.

JTBC 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에서 황동만 역을 맡은 배우 구교환. JTBC 제공

JTBC 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에서 황동만 역을 맡은 배우 구교환. JTBC 제공

조영신 동국대 대우교수 겸 미디어엔터연구소 C&X 대표는 “(제작사 등) 미디어 사업자들은 JTBC의 적자를 감수한 과감한 투자에 빚진 면이 있다”며 “JTBC가 더 이상 투자를 하지 못하게 되며 드라마 10여 편이 줄어든 시장에서는 넷플릭스만 더 도드라져 보이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축소된 시장에서 K드라마가 글로벌 인지도를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회생절차에서 소외당하는 외주제작사나 협력업체는 어떻게 할 건지 등을 정부와 업계가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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