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법 위반 혐의로 검거된 일당이 카카오톡에서 청각장애인들에게 신분증을 요구하는 대화 화면 갈무리. 경기북부경찰청 제공
청각장애인들의 명의를 빌려 강남 초고가 아파트 등 30여채를 분양받아 불법 수익을 낸 일당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경기북부경찰청 반부패 경제범죄수사2대는 주택법 위반 혐의로 50대 남성 브로커 A씨와 모집책 4명, 명의대여 청각장애인 36명 등 40명을 검거해 A씨를 구속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2020년 6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서울, 경기 등 전국 각지에서 특별공급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해 명의 대여를 해줄 청각장애인을 모집한 후 서울 강남권의 초고가 아파트를 비롯한 아파트 30여채를 불법 분양받았다.
이들은 장애인이 청약신청시 청약통장이 필요하지 않고 요건이 까다롭지 않은 점을 악용했다. 먼저 명의를 빌리기 위해 주로 모집책들이 청각장애인들 친교 모임 현장 등을 방문해 안면을 트며 접근했다. 이후 특별공급의 당첨자 선정 방식을 철저히 분석한 후 무주택기간, 장애 정도 등 당첨 확률이 높은 청각장애인을 선별해 모았다. 이 과정에서 명의를 빌려준 장애인들은 500만∼2000만원을 받았고, 브로커들은 1명 모집당 300만원을 받았다.
이들은 명의를 빌린 청각장애인들과 함께 현장에서 청약 신청을 하는 방식으로 서울 강남권의 분양가 24억원짜리 아파트 등 30여채(분양가 총 208억원)를 분양받았다. 이후 아파트 분양권을 보유하며 관리하고 있다가 전매 제한이 풀리면 건당 수천만원의 웃돈을 받고 되파는 수법을 썼다.
이렇게 전매를 통해 얻은 수익은 확인된 것만 4억7000만원 정도이며, 아직 전매제한 기간이라 수익을 못 낸 아파트도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불법으로 당첨 받은 분양권과 전매 차익에 대해 몰수·추징 보전 신청을 하는 한편 관련 자료를 분석해 추가 범행을 계속 수사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질서 교란 행위는 공동주택의 공평하고 효율적인 공급을 해치는 동시에 사회적 약자의 내 집 마련 희망을 짓밟는 범죄 행위”라며 “국민의 주거 안정을 저해하는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끝까지 추적해 엄정히 사법처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