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3일 경남 진주시에서 열린 영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3일 경남 진주에서 열린 영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피지컬 AI 등 약 300조원의 투자 계획을 제시했다. 지난달 29일 발표한 ‘3대 메가프로젝트’의 권역별 청사진이 모두 공개됐다. 더불어민주당도 규제 특례를 골자로 한 메가특구 특별법을 연말까지 제정하겠다며 입법 속도전에 나섰다. 첨단 전략산업을 지역에 유치해 국가 균형발전을 이루겠다는 정부 취지에 공감한다. 그러나 메가프로젝트가 기후변화 대응을 비롯해 환경·노동에 비칠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점도 분명하다.
호남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키로 한 이유가 이 지역의 풍부한 재생에너지 기반 때문이지만 이것만으로는 폭발적인 전력수요를 감당하기에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정부가 전력공급 방안에 재생에너지뿐 아니라 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등을 포함시킨 것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그러나 정부는 재생에너지 확충과 신규 원전 건설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단기간 건설 가능한 LNG 발전을 적극 활용하려는 듯 보인다. 이렇게 되면 3대 메가프로젝트로 인해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달성하려면 매년 2000만t을 줄여나가야 하는데 메가프로젝트 가동으로 그 양만큼의 온실가스가 추가 배출될 것으로 환경단체들은 추산한다. 메가프로젝트가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지구적 의제와 상충하는 문제에 대해 정부가 해법을 내놔야 한다. 반도체 팹과 AI 데이터센터 가동에 필요한 막대한 양의 용수 조달 방안에 대해서도 용수 재활용 등 정교한 대책이 필요하다. 대만처럼 농업용수까지 반도체 공장으로 끌어다 쓰다가 ‘물 배급제’ 상황을 맞게 될지 모른다는 우려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답해야 한다.
재계는 메가프로젝트를 계기로 주 52시간제 예외, 탄력근무제 확대 등 노동규제를 완화하라는 요구를 내놓고 있다. 그러나 노동시간 예외규정의 특구 적용은 이재명 정부의 노동기조와 배치되는 퇴행이다. 메가프로젝트가 국가의 백년대계로 일컬어질 만큼 중차대한 사업임은 분명하지만, 그것이 한국 사회가 그간 쌓아올린 사회적 가치를 훼손하는 명분이 될 수는 없다. 국회는 특별법에 포함될 규제완화 방안이 노동자들의 노동권과 건강권을 침해하지 않는지, 메가프로젝트 계획이 기후위기 대응에 역행하지 않는지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