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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계 수위’ 논란에 정치·사법화된 배재고 사태…“혐오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초점 맞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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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요약

배재고등학교 야구부 학생들의 '5·18민주화운동 비하 응원' 사건이 이들에 대한 징계 수위가 부각되면서 정치·사법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역 혐오에 대한 적절한 사회적 제재가 필요하지만, 징계를 둘러싼 과도한 정치·사법화 흐름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징계는 필요하지만 정치권이 처벌 수위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입법자들은 이런 일을 사후에 처벌하는 게 아니라 사전에 예방해야 하는, 시스템을 관리해야 할 책임자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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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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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계 수위’ 논란에 정치·사법화된 배재고 사태…“혐오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초점 맞춰야”

입력 2026.07.03 18:24

수정 2026.07.03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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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고를 향해 5·18민주화운동 폄하 의미 구호를 외쳐 논란이 된 서울 강동구 배재고 앞에 지난 2일 근조 및 경조 화환이 놓여 있는 가운데 ‘존중해 주세요’ 안내판에 세워져 있다. 한수빈 기자

광주일고를 향해 5·18민주화운동 폄하 의미 구호를 외쳐 논란이 된 서울 강동구 배재고 앞에 지난 2일 근조 및 경조 화환이 놓여 있는 가운데 ‘존중해 주세요’ 안내판에 세워져 있다. 한수빈 기자

배재고등학교 야구부 학생들의 ‘5·18 광주민주화운동 비하 응원’ 사건이 이들에 대한 징계 수위가 부각되면서 정치·사법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처벌에 대한 논의에 매몰되기보다는 학생들의 혐오 표현 사용 문화 등을 개선하기 위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발생한 배재고 사건은 초반에 청소년들 사이에 일상화한 ‘혐오의 놀이화’ 문제가 주로 환기됐다. 그러나 지난 1일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야구협회)가 배재고 야구부에 전국대회 출전 6개월 정지 징계를 내린 뒤에는 징계 수위의 적절성을 중심으로 사회적 논의가 흘러가는 모습이다.

이번 징계가 학생들의 대학 진학 및 프로 진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 배경으로 꼽힌다. 배재학당 총동창회는 3일 대국민 탄원서를 발표해 “한번의 경험이 평생의 교훈이 돼 더 성숙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선처를 베풀어 주시기를 거듭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징계 수위에 대한 문제 제기는 국민의힘 등 정치권을 중심으로 선제적으로 나왔다. 정점식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는 배재고 야구부의 행위가 부적절하다면서도 이번 징계는 과도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배재고 출신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도 전날 “동문의 한 사람으로 송구하게 생각한다”면서도 “개별적인 책임의 유무, 경중도 가리지 않은 채 단체 기합 주듯이 전원에 대해, 그것도 6개월 출전 정지라는 과한 제재를 가한 일 역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징계 수위 논란은 형사사건으로도 번졌다. 서민민생대책위원회 등 시민단체들은 이날 서울경찰청에 야구협회 회장과 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 관계자 등을 강요 및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고발했다. 징계가 무거워 협회 관련자들을 처벌해 달라는 취지이다.

이와 반대로 징계 수위가 과도하지 않다며 반박하는 의견도 여럿 있다. 이날 엑스에는 “(징계 결과) 전국대회, 청룡기 (대회에) 못 나가는 건 있지만 대학 진학 기본 요건은 갖춘 상태다. 야구는 팀 스포츠기 때문에 팀에 정착된 문화를 같이 향유하고 있다는 건 충분한 징계 대상”이라는 등의 반응이 올라왔다.

한 엑스 이용자는 “한순간의 잘못된 행동이 평생의 기회를 잃게 만들 수도 있다는 걸 이번 사건이 보여줬다”는 의견을 밝혔다. 전날 광주서중·일고 총동창회도 성명에서 “우리는 야구협회가 배재고에 대해 내린 6개월 출전 정지와 몰수패 처분 등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향후 절차가 이행되는지 주시하겠다”고 말했다.

야구 경기 중 ‘5·18 광주민주화운동 비하’ 구호를 외쳐 논란이 된 서울 강동구 배재고등학교에서 3일 학생들이 하교하고 있다. 정효진 기자

야구 경기 중 ‘5·18 광주민주화운동 비하’ 구호를 외쳐 논란이 된 서울 강동구 배재고등학교에서 3일 학생들이 하교하고 있다. 정효진 기자

전문가들은 지역 혐오에 대한 적절한 사회적 제재가 필요하지만, 징계를 둘러싼 과도한 정치·사법화 흐름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학교 현장에 놀이 형태로 일상화한 혐오 표현 문제와 이에 대한 사회적·교육적 차원의 개선 방안 등 본질적 논의가 흐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징계는 필요하지만 정치권이 처벌 수위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입법자들은 이런 일을 사후에 처벌하는 게 아니라 사전에 예방해야 하고 시스템을 관리해야 할 책임자들”이라고 말했다. 광주서중·일고 총동창회도 전날 성명에서 “우리가 원하는 바는 유사한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지 무자비한 처벌이 아니다”라며 “혐오를 조장하고 시민을 분열시키는 정치적 책동을 규탄한다”고 했다.

혐오 표현의 위험성과 관련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는 등 재발 방지 대책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는 “한국 사회에선 어떤 문제가 터지면 처벌 문제에 논의의 초점이 맞춰지지만, 사실 처벌이나 징계의 이유는 이 문제를 공적인 논의로 끌어내 재발을 막으려는 목적”이라며 “재발 방치 대책을 어떻게 마련할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혐오 표현들이 경기장에서 표출됐을 때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도 “학생들이 사회를 바라보는 합리적 관점을 가질 수 있도록 학교에서 민주시민 교육을 하고, 토론·논쟁 등을 통해 문제를 인식하며 올바른 행동·표현을 할 수 있게 노력하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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