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0주년 경향신문

“루게릭병 환자도 ‘아이언맨 슈트’ 입고 마음껏 걸을 수 있게”



완독

경향신문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X

  • 이메일

보기 설정

글자 크기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컬러 모드

  • 라이트

  • 다크

  • 베이지

  • 그린

본문 요약

인공지능 기술로 자동 요약된 내용입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본문과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공 = 경향신문&NAVER MEDIA API)

내 뉴스플리에 저장

“루게릭병 환자도 ‘아이언맨 슈트’ 입고 마음껏 걸을 수 있게”

입력 2026.07.04 09:00

수정 2026.07.04 09:01

펼치기/접기

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나동욱 교수

나동욱 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교수가 지난달 25일 사지 마비 환자를 위한 재활로봇 개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세브란스병원 제공

나동욱 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교수가 지난달 25일 사지 마비 환자를 위한 재활로봇 개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세브란스병원 제공

팔다리가 모두 마비돼 움직일 수도, 감각을 느낄 수도 없는 환자가 머릿속 생각만으로 몸을 일으키고 걸을 수 있게 해주는 ‘아이언맨’ 슈트가 나온다면.

이 희망을 실현하기 위해 정부 4개 부처와 다수의 대학·병원·기업이 2032년 완성을 목표로 뇌와 인공지능(AI), 그리고 로봇을 실시간으로 연동하는 시스템 개발에 들어갔다. 몸에 착용하는 형태의 로봇 개발에 엔젤로보틱스가 참여하고 뇌 연결 기술은 대구경북과학기술원이, AI 기반 뇌 신호 처리는 카이스트가 담당한다. 의료계에선 서울대병원이 뇌 전극 삽입을, 세브란스병원·강남세브란스병원은 삼성서울병원, 부산대병원 등과 함께 실제 환자에게 재활로봇 기술을 적용하는 절차를 수행한다.

이 과정에서 의료계와 공학계를 연결하는 핵심적 역할을 맡은 나동욱 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를 지난달 25일 만나 기술이 인간의 신체기능을 대신하는 미래 의료에 대해 들어봤다.

- 사지가 마비된 환자의 뇌 신호로 움직여서 팔다리 활동을 돕는 로봇이라고 하니 생소하다. 어떤 원리인가.

“우리가 팔을 움직이려면 뇌에서 ‘팔을 움직여야겠다’는 일종의 전기 신호를 팔로 전달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런데 그 신호가 전달되는 연결고리가 끊어지면 마음대로 팔다리를 움직이질 못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먼저 뇌의 전기 신호를 읽을 수 있는 전극을 직접 삽입하고, 다음엔 그 신호를 읽어서 이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분석을 해야 한다. 이 분석 과정은 요즘 각광받는 AI 학습을 통해 이뤄진다. 그렇게 의도를 파악하면 팔다리를 움직이는 로봇으로 전달이 되고, 움직이거나 걷고 싶다는 등의 신호를 읽어내서 로봇이 그에 맞춰 작동하는 원리다. 결국 비유하자면 아이언맨의 로봇 슈트를 만들어 입혀서 움직이도록 도와주는 것과 비슷하다.”

- 단순히 뇌에서 생각한 내용을 로봇에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로봇이 감지한 정보도 뇌로 전달하는 기술까지 도입한다고 들었다.

“로봇의 움직임도 사람과 똑같이 생각하면 된다. 사람이 컵을 잡을 때 받는 ‘무겁다’ ‘가볍다’ 같은 감각을 정량화해서 측정할 수 있는 센서들이 요즘 많이 개발돼 있다. 로봇에 이 센서를 장착하고, 센서에서 감지된 정보를 뇌가 알아들을 수 있는 신호로 변환한 뒤 사람의 뇌에 심은 전극을 통해 전달하는 방식이다. 뇌에는 움직임과 감각을 담당하는 영역이 따로 있기 때문에 각각 다 전극을 넣어서 로봇을 움직이게 하는 신호, 그리고 로봇으로부터 전해지는 감각 신호까지 오가게 하는 것이다.”

인간 뇌-AI-로봇 연동 시스템
정부·대학·병원·기업이 함께
2032년 완성 목표로 개발 중

뇌에 전극 심는 게 쉽지 않지만
사지마비 환자들은 절실함 커

재활 로봇 경기서 두 차례 1등
추후 노인 일상 보조 역할 기대

다리 마비 환자의 보행을 보조하는 착용형 로봇을 시연하고 있다. 엔젤로보틱스 제공

다리 마비 환자의 보행을 보조하는 착용형 로봇을 시연하고 있다. 엔젤로보틱스 제공

- 기존 재활로봇보다 진일보한 기술인데, 그렇게까지 적용할 이유가 있는지.

“사람이 컵을 쥘 때도 무게에 따라 쥐고 들어 올리는 힘을 조절하듯이 로봇을 쓸 때도 감각의 피드백을 통해 미세한 행동을 조절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로봇을 통해 뇌에 전달되는 감각이 실제 사람의 감각처럼 구체적이지는 않더라도 자세 유지나 다양한 활동에 필요한 정도까지는 비슷하게 느껴지도록 하는 게 목표다. 물론 로봇을 통해 전달되는 감각이란 사람의 뇌가 감각을 느끼는 방식과 완전히 동일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환자가 로봇에게서 전달되는 신호를 학습하는 과정이 필요할 수는 있다.”

- 새로운 재활로봇은 어떤 환자를 염두에 두고 개발 중인가.

“일단 1차 목표로 삼는 대상은 주로 목 부근의 척수 신경이 손상돼서 얼굴까지는 움직이는데 목 아래로는 감각도 못 느끼고 움직이지도 못하는 환자들이다. 그리고 점점 병이 심해지면서 나중엔 사지 마비 상태로 꼼짝 못하고 침대에 누워 지내야 하는 루게릭병(근위축성 측삭경화증) 환자에게도 적용 가능하다. 뇌까지 손상되어 아무런 생각도 못하는 환자가 아니라서 이들은 몸을 움직이겠다고 생각은 할 수 있지만 신경이나 근육의 문제로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한다. 예를 들면 고인이 된 스티븐 호킹 박사 같은 분이 로봇을 입고 일어서서 강연도 할 수 있게 되는 거다.”

- 뇌에 전극을 연결해 신호를 전달하는 기술은 개발은 물론이고 환자들의 적응도 어려울 것 같다.

“이미 팔이나 다리 중 일부가 마비된 경우 환자가 스스로 스위치를 조작해 움직일 수 있는 로봇은 개발돼 있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머리에 전극을 심는다는 건 쉽사리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반면 사지가 완전히 마비된 환자는 뇌에 전극을 심어서라도 움직이길 원하는 절실함이 크기 때문에 이번 연구에서도 1차 대상으로 잡은 거다. 향후 기술이 더 많이 발전해서 귀를 뚫고 귀걸이를 거는 것처럼 쉽고 안전하게 뇌와 연결하는 방식이 개발된다면 사지 마비 환자는 물론 일부만 마비된 경우에도 더 부담 없이 쓰일 수 있을 것이다.”

- 뇌와 연결해 생각만으로 움직이는 방식의 로봇 역시 현재까지 개발된 재활로봇 기술의 연장선에 있을 텐데.

“4년마다 열리는 국제 장애인 재활로봇 경기 대회인 ‘사이배슬론’의 여러 종목 중 하지가 완전히 마비된 환자한테 로봇을 입혀서 걷게 하는 종목이 있다. 카이스트의 공경철 교수와 함께 2016년 대회부터 참여해오면서 2020년과 2024년 연속으로 1등을 했다. 그 과정에서 이뤄온 발전이 지금 개발 중인 ‘뇌-AI-로봇’ 연동 의료기기에도 적용됐다. 물론 처음에는, 마치 영화 속 아이언맨 초기 슈트가 동굴에서 망치로 뚝딱뚝딱 두들겨 만들어진 것처럼 우리도 투박하게 시작했다. 하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개발을 진행해 2024년 대회에선 하지 마비 환자가 지팡이를 안 짚고도 20m까지 걸을 수 있게 발전시켰다.”

- 로봇 재활치료의 발전이 어디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나.

“국내에선 세브란스병원이 제일 먼저 로봇을 도입한 재활치료실을 만들었고 로봇치료센터로 확장해 재활의료 분야의 로봇 연구·개발이나 임상시험을 주도적으로 해왔다. 이 과정에 참여해오면서 느낀 것은, 병이나 사고로 장애가 생긴 분만이 아니라 누구나 나이를 먹으면 잘 걷지 못하고 신체기능이 떨어져 장애인이 되어간다는 점이다. 그래서 앞으로 재활로봇은 신체기능을 회복시키는 훈련용 외에, 눈이 나쁘면 쓰는 안경처럼 일상생활을 보조하는 기기로도 확장될 여지가 크다. 아직은 로봇재활이 훈련 쪽에 머물러 있지만 이번에 개발하는 로봇처럼 더욱 기술이 발달하면 로봇을 입고 일상 속 다양한 활동을 보조받는 쪽으로 도약할 기회가 올 것이다. 고령화로 생물학적인 수명은 늘었지만 건강한 상태로 지내는 건강수명은 그만큼 쫓아가지 못했는데, 그 격차를 줄인다는 점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AD
  • AD
  • AD
뉴스레터 구독
닫기

전체 동의는 선택 항목에 대한 동의를 포함하고 있으며, 선택 항목에 대해 동의를 거부해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합니다.

보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보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뉴스레터 구독
닫기

닫기
닫기

뉴스레터 구독이 완료되었습니다.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닫기

개인정보 이용 목적- 뉴스레터 발송 및 CS처리, 공지 안내 등

개인정보 수집 항목- 이메일 주소, 닉네임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단, 관계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보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일정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사항은 경향신문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준수합니다.

닫기
광고성 정보 수신 동의
닫기

경향신문의 새 서비스 소개,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놓치지 않으시려면 '광고 동의'를 눌러 주세요.

여러분의 관심으로 뉴스레터가 성장하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매체처럼 좋은 광고가 삽입될 수 있는데요. 이를 위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광고만 메일로 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닫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