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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인공지능(AI), 로봇 등 첨단 분야 맞춤형 인재 육성을 위해 계약학과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AI 생태계에서 일본의 존재감이 크지 않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관련 인재 키우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경제산업성이 2028년도부터 도쿄대와 고베대 등 5개 대학에 계약학과를 신설하는 방침을 마련했다고 4일 보도했다.
계약학과는 대학과 기업이 채용을 전제로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는 제도다. 대학과 기업은 학과 운영 방향, 교육 과정 설계 등 전 과정에서 협업한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에 맞춰 교육 과정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학생들은 실무 노하우를 일찌감치 익힐 수 있다. 대표적 사례로 한국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참여하는 반도체 계약학과가 있다.
요미우리는 일본에서도 기업과 대학의 산학 협력은 있었지만 채용을 보장하는 계약학과는 처음이라고 전했다.
도쿄대는 소니 그룹과 손잡고 딥테크(심층 기술) 분야 박사급 인력을 육성한다. 소니는 AI 기술의 ‘눈’ 역할을 하는 이미지 센서 분야의 절대 강자로 꼽힌다.
고베대는 사업용 로봇 기업인 가와사키 중공업과 함께 차세대 모빌리티 분야 인재를 키운다. 가와사키 중공업은 지난해 험한 산악 지형을 이동하는 4족 로봇 ‘콜레오’를 공개한 바 있다. 이밖에 니가타대와 가나자와대, 도호쿠대도 계약학과를 설치하기로 했다.
기업은 계약학과에 최소 10년간 참여해야 하며 정부는 계약학과를 설치한 대학에 최대 25억엔(약 237억원)을 지원한다. 정부는 향후 계약학과 운영 대학을 점차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계약학과 제도 도입은 박사 인력의 고용 문제도 어느 정도 해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의 박사학위 취득자들은 임기제 연구원 등 비정규직으로 일하면서 고용 불안정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요미우리는 “정부는 계약학과를 통해 양성된 인재들이 졸업 후 협력 기업에 바로 취업해 즉시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전력이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일본에서는 일명 ‘AI 혁명’에서 자신들이 소외되고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대만과 한국을 잇달아 방문하며 현지 업체들과 협력 관계를 넓혔는데, 일본은 쏙 빼면서 현지에선 ‘패싱 논란’이 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