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점유율 41%…독일 세단 위협
BYD 등 하반기 보조금 중단 변수
(오른쪽)테슬라 대표 전기차 모델Y. BYD 돌핀. 테슬라·BYD코리아 제공
전기차 인기가 높아지면서 국내 수입차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오랜 세월 시장을 지배해온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중심의 ‘독일 프리미엄 세단’ 공식이 무너지고, 그 자리를 미국 테슬라와 중국 BYD라는 두 거대한 ‘전기차(EV) 공룡’이 빠르게 잠식해 들어오는 양상이다.
5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집계를 보면, 지난 6월 수입 승용차 시장에서 전기차 신규 등록대수는 1만9453대로, 전체 등록 실적(3만8059대)의 과반인 51.1%를 기록했다.
이 같은 전동화 대전환을 견인한 주역은 단연 테슬라와 BYD다. 두 브랜드의 6월 합산 점유율은 41.4%로 올랐다. 테슬라는 1만1119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전체 1위를 수성했고, 국내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 BYD는 4652대로 아우디(1772대) 등을 가볍게 따돌리고 단숨에 수입차 브랜드 4위로 올라섰다.
이전 수입차 시장이 브랜드의 전통과 감성,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는 ‘과시형 소비’에 가까웠다면, 지금의 수입 전기차 시장은 철저하게 기술력과 가격을 저울질하는 ‘실속형 소비’로 재편되고 있다. 가장 큰 무기는 압도적인 가성비와 제품의 세분화다. 6월 베스트셀링 1위를 차지한 테슬라 모델 Y L(5155대·왼쪽 사진)은 3열 6인승 구조로 차체를 키우고 주행거리를 543㎞까지 확보했음에도 6499만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표를 달고 출시됐다. 기존에 1억원대를 호가하는 프리미엄 대형 SUV 전기차의 가격 장벽을 허물며 패밀리카 수요를 흡수한 결과다.
BYD의 전략은 더 직관적이다. 소형 해치백 돌핀(2747대·오른쪽)은 보조금 적용 전 기본 가격이 2450만원부터 시작해 수입차 시장에서 ‘진입 장벽의 붕괴’를 가져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글로벌 시장에서 입증된 공급망 및 배터리 기술력도 소비자의 신뢰를 샀다. 테슬라 모델 Y L과 BYD 돌핀은 모두 세계 최대 전기차 생태계가 구축된 중국 공장에서 생산돼 안정적인 물량 공급이 가능하다.
특히 이들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기반으로 한 뛰어난 화재 안전성과 가격 경쟁력, 그리고 글로벌 누적 판매량으로 검증된 신뢰도가 국내 소비자의 막연한 전기차 거부감을 불식시켰다.
그러나 이러한 독주체제가 올 하반기에도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당장 이달 1일부터 시장의 판도를 바꿀 대형 변수가 터졌다. 정부가 올해 처음 도입한 전기차 보조금 사업자 평가에서 BYD가 탈락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을 받을 수 없게 됐다.
돌핀 등 가성비를 내세운 BYD로서는 실구매가가 수백만원 상승하는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다만 BYD는 최근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DM-i’ 라인업을 공개하면서 가격을 3750만원으로 싸게 책정해 전기차 수요를 PHEV에서 만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테슬라와 BYD가 소비자가 즉각적으로 지갑을 열 수 있는 실용적 구간을 선점하며 6월 시장을 장악했다”며 “7월부터 시작된 BYD의 보조금 중단이 하반기 수입 전기차 시장 지형도를 다시 한번 흔들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