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등 현지서 이슈 때 매매
정부·연준 등 고위직 ‘이해충돌’
쿠팡, 로비·투자로 영향력 넓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뉴욕 증시에 상장된 쿠팡 주식을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18차례에 걸쳐 운용사를 통해 사고판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이 로비뿐 아니라 주식 투자 등을 통해 미국 내 핵심 인사들과 깊이 연결돼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미 정부윤리청(OGE)이 최근 공개한 트럼프 대통령의 재산신고 자료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부터 쿠팡 주식의 매도·매수를 반복한 끝에 현재 최대 13만달러어치(약 2억원)의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9일 쿠팡 주식을 처음 매수한 이후 매도와 매수를 반복했다. 그는 한국에서의 ‘쿠팡 청문회’가 미국에서도 주목받기 시작하던 지난해 12월 매수를 다시 시작했다. 올해 들어 다시 매도했다가 쿠팡에 대한 미 연방하원 법사위 비공개 증언이 이뤄지던 2월에 다시 사들였다. 가장 최근 거래 기록은 지난 5월이다. 쿠팡 주식은 트럼프 대통령의 전체 자산 규모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투자 규모나 수익 여부와 관계없이 현직 대통령의 주식 투자는 미국 내에서도 ‘이해 충돌’ 소지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운용사가 전적인 재량으로 투자를 결정하며 자신이 어떤 종목을 사고팔지 지시하거나 개입하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전직 대통령들이 ‘백지 신탁’ 형태로 재산을 맡긴 것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확인할 수 있다.
쿠팡 주식을 보유했던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개별 기업 주식을 보유할 수 없도록 한 연준 윤리 규정에 따라 보유 중이던 쿠팡 주식 10만여주 매각에 나선 사실이 알려진 바 있다.
쿠팡 문제의 소관 부처인 무역대표부(USTR)의 제이미슨 그리어 대표는 법률회사 킹&스폴딩 파트너로 재직하던 2024년 5월17일 1만달러의 강연·자문 사례금을 받은 내용을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미 정상 합의(조인트 팩트시트)의 안보 분야 이행 실무 협의를 이끌고 있는 앨리슨 후커 국무부 정무차관은 취임 전 쿠팡에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보수를 받았다고 신고했다.
미국 의회 공시에 따르면 쿠팡Inc는 올해 1~3월 복수의 로비 회사를 활용해 총 178만5000달러(약 26억4519만원)를 로비 비용으로 지출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 신고된 89만5000달러의 두 배에 달한다. 로비 접촉 대상은 미 연방 상·하원 외에 백악관과 부통령실, 상무부, 미국무역대표부 등 행정부 전반으로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