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 분야는 건설업···90% 차지
비누공예 키트까지···곳곳에 ‘빨대’
지난달 30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양시 옥곡면의 한 농장으로 가는 길이 쇠사슬로 가로 막혀 있다. 광양시는 2024년 이 산길을 2400여만원을 들여 포장했지만 인적은 드물었다. 한 마을 주민은 “10년이 지나고, 20년이 지나도 그 길을 지나갈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광양|권도현 기자
수의계약이 확인된 지방의원 관련 업체를 업종별로 보면 건설업이 건수나 액수 모두에서 압도적이었다. 고추 종자나 비누공예 키트, 불법주정차 과태료 고지서 인쇄 등 경쟁 업체가 많은 품목까지 수의계약으로 공급된 사례도 적지 않았다.
5일 경향신문이 전국 광역·기초자치단체와 지방공공기관의 2022년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계약 현황을 전수 분석한 결과, 모두 121개의 지방의원 관련 업체가 수의계약을 맺은 것으로 확인됐다. 업종별로는 건설업체가 83개로 전체의 68.6%를 차지했다. 계약금액은 460억여원으로 전체 516억여원의 89.2%나 됐다. 배수로 정비, 농로 포장 등 토목공사 계약이 대다수였고 주민센터, 공공화장실 건축공사도 있었다.
도소매업은 12개로 적었지만 품목은 다양했다. 김석현 경북 영양군의원이 대표였다가 지금은 그의 동생이 운영하는 A농약사는 영양군과 지난 4년간 35건, 4억3000만원대의 수의계약을 맺었다. 영양고추유통공사에만 2억9000만원대의 고추 종자를 납품했다. 김 의원의 동생은 “2018년에 인수했고, 형은 관여를 안 한다”고 말했다.
김홍구 전 경북도의원이 아들에게 물려준 B문구사는 2023년 지역구인 상주시가 운영하는 낙동강역사이야기관에 840만여원의 비누공예 키트를 공급하는 계약을 땄다. 김 전 의원은 “광역의원이어서 상주시와의 계약은 이해충돌이 안 된다”고 했다. 이 문구점은 2023년 11월까지 경북교육청과 7600만여원의 수의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알려져 당시 김 전 의원이 공개사과하기도 했다.
수의계약 지방의원 지역별, 업종별 현황
이런 소매 품목은 다양한 공급업체가 있는데도 수의계약을 진행했다는 점에서 의원의 영향력 행사 가능성이 높다. 김동구 전북도의원이 운영하다가 며느리에게 넘겨준 C화원은 2025년 가로정비용 팬지꽃 340만여원어치를 지역구인 군산시에 납품했다. 김동구 의원은 “두 번 다시 그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균 전남도의원이 2025년까지 이사로 겸직 신고한 D전자마트는 2022년부터 2년간 지역구인 광양시의 국공립 어린이집 등 8곳에 6600만여원어치의 가전제품을 납품하는 수의계약을 맺었다. 김태균 의원은 “옛날에 내가 (운영)했지만 지금은 모른다”고 밝혔다.
광고·인쇄업체도 9개 있었다. 배태숙 전 대구 중구의원은 2022년 6월 당선 직후 본인이 운영하던 광고대행업체로 중구에서 320만원어치 불법주정차 과태료 부과 고지서 제작 수의계약을 따냈다. 배 전 의원과 아들은 타인 명의 업체로 중구 등과 41건 1800여만원어치의 수의계약을 맺은 혐의로 기소돼, 배 전 의원은 최근 2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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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찾았나
정보공개센터가 운영하는 ‘오픈와치’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서 민선 8기 지방의원의 경력, 민간업무 활동내역을 수집했다. 뉴스타파의 공직자 재산정보에서 의원들이 보유한 토지, 건물, 증권 내역을 찾았다. 이를 통해 의원 본인과 배우자·직계가족이 관련된 업체명을 추렸다. 이 업체명을 243개 지방자치단체가 공개하는 계약업체와 대조했다. 535만여건의 계약정보는 인공지능(AI) 도구 클로드코드로 추출했다. 회사와 의원 간의 연관성을 파악하기 위해 500건에 가까운 법인, 부동산 등기부등본을 떼서 확인했다.
공개된 자료를 기반으로 한 조사인 만큼, 이번에 발견된 사례는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 경향신문은 수집한 계약 현황을 누구나 검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공개한다. 아래 링크나 URL, 경향신문 홈페이지에서 접속 가능하다.
https://www.khan.co.kr/kh_storytelling/2026/contract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