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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대부' 김성근 감독이 본 배재고 논란···"잘잘못 가르칠 지도자도 어른도 없었다"

입력 2026.07.06 10:20

수정 2026.07.06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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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야구의 매력이던 순수함·열정

진로·진학에 매몰, 조롱이 일상화

스포츠 통한 ‘인간 형성’ 본질 뒷전

'야구 대부' 김성근 감독이 본 배재고 논란···"잘잘못 가르칠 지도자도 어른도 없었다"

불이 났다. 불길이 어디로 번질지 풍향에만 주목하는 사람들이 있다. 강 건너 불구경하듯 혀를 차고 마는 사람들도 있다. 최근 고교야구 배재고-광주일고전에서 일어난 혐오 야유 논란은 ‘화재’다. 이것을 갈등의 연료로 삼는 정치인과 극단주의 세력이 고개를 드는데 야구인 사이에서는 반성과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23년부터 스포츠 리얼리티 <최강야구>와 <불꽃야구>에 출연한 김성근 감독(사진)은 탄식했다. 김 감독은 최근 통화에서 “가르치지 않은 어른들의 잘못”이라는 말부터 꺼냈다. 김 감독에 따르면 몇몇 학교 더그아웃 표정은 예전에 학생야구 하면 떠올린 분위기와는 너무 달랐다. 김 감독은 “맞은편 더그아웃을 보면 춤을 추는 것 같은 날도 있었다”며 “팀 내 고참 선수를 불러 상대도 야유는 하지 말게 하고, 우리도 절대 하지 말라는 얘기를 따로 했다”고 회고했다. 김 감독은 배재고 야유 논란이 터진 경기장에서 감독, 코치는 물론 심판까지 어떤 존재 의식으로 그 자리에 있었는지 질책했다. 그는 “야구장이었다. 그런데도 가르칠 지도자도 어른도 없었다”며 한탄했다.

야구인들은 이번 사안을 잠재적 ‘시한폭탄’으로 봤다. 최근 고교야구 현장 야유 문화와 더그아웃 풍경이 상대에 대한 존중과 예의를 함께 배워야 하는 학생야구의 본질과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것을 대부분 인지하고 있었다. 프로구단 스카우트는 “상대를 조롱하듯 야유하는 것이 놀이문화로 자리 잡는 것을 느꼈다. 잘못 가고 있다는 것을 모두 알고는 있었다”고 말했다. 프로구단 코치는 “감독이나 코치가 훈육이든 뭐든 아예 못한다고 들었다”며 “학부모도 그렇고, 의식할 게 너무 많아 점점 직접 관여하는 영역이 사라지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과거 고교야구의 매력은 순수함과 열정이었다. 그 시절 동향 출신들에게는 광주일고가 타이거즈였고, 경북고가 라이온즈였다. 부산고는 자이언츠였고, 천안북일고는 이글스였으며 선린상고와 신일고는 서울의 트윈스나 베어스이기도 했다. 고교야구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사라진 뒤에는 드래프트 상위 지명 후보가 될 특정 선수에게만 시선이 쏠렸다. 고교야구가 진로와 진학을 위해 학원화하는 경향이 짙어졌다.

아직 고교야구 본질이 살아 숨 쉬고 있는 곳은 야구 선진국 일본이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꿈의 구장: 고시엔>에는 요코하마 하야토고교 야구부가 고시엔에 도전하는 여정이 담겼다. 신입 부원이 모인 자리에서 야구부 선배는 화이트보드에 야구부 근본이라며 몇 가지 주제어를 적고 설명한다. ‘야구를 통한 인간 형성’ ‘선생님 가르침으로 인간성 키우기’ 등으로 야구장에 나와 인사하는 법부터 가르친다. 그라운드에서 실수했을 때 침울해하지 말고 다음 플레이를 생각하라는 태도도 강조한다. 더그아웃은 활기차고 시끄럽지만 같은 팀 선수에게 “할 수 있어”라며 응원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지난달 29일 배재고 더그아웃에서 한 학생의 선창으로 격을 잃은 야유가 이어졌을 때 감독도 코치도, 선배까지도 제지하지 못하고 방치한 게 한국 고교야구 일상과 정서를 그대로 드러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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