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외환시장 개장 첫날인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외환시장의 원·달러 거래가 평일 24시간 거래 체제에 들어갔다. 외환당국은 새벽 시간대 원화 접근성이 개선되면서 환율이 안정되는 효과를 기대했다. 다만 거래량이 적은 새벽 시간대 환율의 변동성이 커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24시간 개장 첫날인 6일 오전 6시 서울 외환시장이 열렸다. 기존 오전 9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였던 원·달러 거래 시간이 월요일 오전 6시부터 토요일 오전 6시까지로 바뀌었다. 주말과 1월1일을 제외한 한국 공휴일에도 거래할 수 있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24시간 개장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외환시장 접근성이 좋아지고, 수출입 업체들이 새벽 시간에 실시간 환전 주문이 가능해졌다고 말한다. 내년 1월 역외 원화 결제시스템까지 가동되면 외국에서 원화 기반의 자본 거래가 많아져 원화의 위상이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24시간 개장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 MSCI는 지난달 한국 증시의 선진국 지수 편입 불발에 대해 “역외 원화 거래 제한 등 문제점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외환 딜링룸을 방문해 근무자들을 격려했다. 그는 “24시간 개장은 역대 최대 수준의 경상수지 흑자 등 한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과 세계 국채지수(WGBI) 편입 등 한국 외환·자본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높은 수요를 반영한 것”이라며 “수출입기업의 실시간 환 리스크 대응, 국내 금융기관 영업 확대 등 새로운 기회가 제공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권민수 한국은행 부총재보,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왼쪽부터)이 24시간 외환시장 개장 첫날인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을 방문해 외환 거래 과정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외환당국은 이번 조치가 원·달러 환율 안정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권민수 한은 부총재보는 “심야 시간 외국의 NDF(차액결제선물환) 거래가 아침 외환시장 개장 때 영향을 크게 줬는데, 이제 국내 시장에서 현물 거래가 계속되니 환율이 크게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심야 시간대 거래량이 적다 보니 외부 악재가로 환율이 단기간에 급등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새벽 시간에 갑자기 큰 규모의 거래가 생기면 환율이 튈 가능성이 있다”며 “모니터링을 하면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환율 변동성이 큰 시기에 24시간 개장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경고음도 있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24시간 개장은 장기적으로 언젠가는 해야 할 일이지만 타이밍이 조금 안 좋은 것 같다”면서 “보약이라도 감기에 걸린 아이에게 먹이지 않는 것처럼 가뜩이나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큰데 단기적으로 변동성을 더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는 전 거래일보다 4.7원 오른 1530.3원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