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AFP연합뉴스
지난해 야심 차게 출범한 ‘일본판 정부효율부(DOGE)’가 각 부처에 정책 효과가 떨어지는 보조금·세제 혜택 등을 자체 점검하게 한 결과 폐지가 결정된 것은 전체 120건 중 단 한 건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내각관방 ‘조세특별조치·보조금 재검토 담당실’은 지난 1~2월 접수된 시민 의견 3만7000여건을 바탕으로 각 부처에 불필요한 보조금 및 세제 혜택 제도를 자체 점검하도록 했다.
조세특별조치·보조금 재검토 담당실은 지난해 11월 출범한 30명 규모의 세출 점검 조직으로, 집권 자민당과 연립 여당 일본유신회가 연립 정권 수립 당시 합의에 따라 설치됐다. 정책 효과가 낮은 제도를 폐지하고 재원을 확보해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적극 재정’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함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초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끈 미국 정부효율부(DOGE)와 유사해 ‘일본판 DOGE’라고 불렸다.
그러나 닛케이가 13개 부처의 자체 점검 내용을 살펴본 결과 전체 120개 항목 중 폐지가 결정된 것은 1건에 불과했다. 이 한 건은 기업이 사업을 재편할 때 등록면허세를 경감해주는 제도로 2024년 도입된 이후 이용 실적이 0건이었다.
닛케이는 “재정에 미치는 영향이 큰 제도에 관해서는 각 부처가 제도의 의미를 설명하며 유지 및 연장을 요구하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면서 “사용되지 않는 제도는 폐지하더라도 확보할 수 있는 재원이 많지 않다”고 짚었다.
이어 “일본판 DOGE는 역할을 다한 정책을 정리하고 성장 전략 투자 등 재원으로 활용하는 것이 목적이었으나 각 부처가 저항할 경우 ‘그림의 떡’으로 끝날 수 있다”며 “세입·세출 개혁이 생각만큼 진전되지 않는다면 적극 재정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 관련 부처의 한 간부도 “한 번 만들어진 보조금이나 세제 혜택에 손을 대기는 쉽지 않다”고 닛케이에 말했다. 공무원 해고와 각종 예산 삭감을 주도했던 미국 DOGE도 숱한 논란과 함께 활동 종료 시한을 8개월 앞둔 지난해 11월 조기 해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