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난농업대, 전자기기 반입 금지 발표
AI 불신에 빠진 대학교육에 첩첩산중
중국에서 시판되는 최고 사양의 스마트 안경. /타오바오 캡처
중국의 한 대학이 스마트 안경을 활용한 시험 부정행위를 적발했다며 공개 경고에 나섰다. 인공지능(AI)에 의존한 과제 작성에 이어 AI 기기를 활용한 부정행위가 퍼지면서 대학 교육 근간을 흔드는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6일 홍성뉴스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 화난농업대에서 지난달 한 학생이 스마트 안경을 쓰고 기말시험을 치르다가 감독관에게 적발됐다. 학생이 착용한 안경은 초소형 렌즈가 내장돼 있으며 안경테를 건드려 시험지 사진을 찍고 문제를 실시간으로 전송할 수 있다. AI가 시험 문제를 분석해 렌즈에 프롬프터처럼 정답을 띄워줄 수 있다.
화난농업대는 지난 1일 긴급공지를 내고 시험장에 스마트 기기를 반입하면 전원이 켜져 있거나 화면을 보고 있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부정행위로 간주하며 0점 처리 및 처벌이 뒤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화난농업대의 기말시험 고사장 보안이 대폭 강화돼 감독관들이 금속 탐지기를 사용하고 있으며 특히 검은색 뿔테 안경을 집중 검사한다고 전해졌다.
스마트 안경을 활용한 부정행위는 대학 당국에 ‘예고된 재앙’이다. 지난 1월 홍콩과기대 장쥔·멍쯔리 교수는 챗GPT-5.2 모델을 장착한 시판 AI 안경을 쓰고 전기공학부의 ‘컴퓨터 네트워크의 원리’ 과목 시험에 응시하는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안경의 도움을 받은 학생은 30분 만에 답안을 작성해 평균 점수인 72점을 넘는 성적을 거뒀다. 100명 중 상위 5등 안에 들었다. 안경을 쓰고 시험지를 바라보기만 해도 시험 문제가 저절로 스캔돼 AI가 만들어 준 답안이 렌즈에 나타났다.
이 기능이 가능한 최고 성능을 지닌 시판 스마트 안경은 3000위안(약 60만원)대를 훌쩍 넘는데, 지난 5~6월 이를 한화 약 9000~1만8000원에 대여하는 서비스도 생겨났다. 반지를 리모컨으로 활용하는 안경도 출시돼 있다.
중국에서 AI 활용 문제는 글쓰기 등 과제 작성에 집중돼 있었다. 교육 컨설팅 업체 마이코스가 2023년 교수·대학생 3000명 이상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60%가 매일 생성형 AI를 사용하며 일부는 논문 등에 AI가 생성해준 문장과 코드를 그대로 붙여넣기 한다고도 답했다. 칭화대, 푸단대, 베이징사범대 등 중국 주요 대학들은 지난해 AI 사용 원칙을 발표했다. 대체로 인문사회과학 논문은 AI 생성 콘텐츠 비중이 20%, 과학, 공학, 의학 분야에서는 15%를 넘지 않도록 한다.
대학가는 이미 불신에 빠진 상태다. AI 소프트웨어 회사들은 ‘부정행위 탐지’ 프로그램을 연달아 출시했다. 하지만 학생들이 사용하는 AI 역시 정교해져 표절을 잡아내기 어려워졌다. 상관신문은 “교사와 학생 간의 더욱 치열한 ‘공격과 방어 대결’에 휘말려 대학 입장이 더욱 어색해졌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