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부작 ‘맨 끝줄 소년’으로 첫 넷플릭스 출연 최민식
넷플릭스 시리즈 <맨 끝줄 소년>의 주연 최민식(오른쪽)과 최현욱. 넷플릭스 제공
오대수와 비슷하단 평 공감
대중 평가 절대적은 아냐
진정성 담았냐가 중요
“꺼내 보고 싶지 않은 것을 꺼내 봤다고 할까요. 허문오라는 인물을 통해서 발가벗겨지는 인간의 민낯이랄까… 까발려진 고깃덩어리 그 자체를 보여준 작품 같아요.”
최민식은 첫 넷플릭스 출연작으로 6부작 <맨 끝줄 소년>을 선택한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인터뷰한 최민식은 “오래간만에 연극 한 편 한 것 같다”며 “생각할 여지가 있는 드라마를, 아직까지는 많은 분이 진지하게 봐주시는구나 (싶어서) 굉장히 다행스러웠다”고 말했다.
<맨 끝줄 소년>은 2006년 스페인 극작가 후안 마요르가가 쓴 동명 희곡이 원작이다. 국내에서 2015년 연극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최민식이 “문학적 향기가 나는 작품”이라며 출연을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최민식은 “원작이 관음과 예술의 경계에 주안점을 뒀다면, 우리는 한국적 스릴러와 서스펜스를 담은 것”이라며 “연기하면서도 ‘인간이 왜 이러나’ 싶어 심란해지고 유쾌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민식이 연기한 명문대 국문학과 교수 ‘허문오’는 대학 동기이자 유명 작가 ‘김수훈’(허준호)에게 열등감과 질투를 느낀다. 제자 ‘이강’(최현욱)이 김수훈의 집에 객식구로 들어간 뒤 그의 가족에 대해 쓰는 글을 보며 거기에 집착하다 끝내 망가진다. 최민식은 “인간이 근본적으로 갖고 있는, 굴절된 욕망이 얼마나 사람을 비극의 구렁텅이로 몰고 갈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전 이런 게 좋다”고 했다.
어떤 이들은 영화 <올드보이> 주인공 ‘오대수’와 허문오를 비교하는 평을 남기기도 했다. 최민식은 “(<올드보이>에서) ‘이우진’(유지태)에게 혀까지 잘리고 박살이 났는데, 또 정신 못 차리고 세 치 혀 잘못 돌려서 이번에는 인수분해까지 되는구나”라는 평을 직접 소개하며 “촬영하면서 <올드보이>를 의식하지는 않았지만, 만들고 나니 비슷하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최민식은 허문오에 대해 “순수한 글쓰기에 만족하기보다, 글을 통해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컸다는 게 패착”이라며 “외형과 성공에 대한 집착이 컸다. 거기에서 비극이 싹텄던 것 같다”고 말했다. 허문오는 김수훈에게 들은 핀잔을 20년 넘게 기억하고는 그와 다시 만났을 때 면전에서 그를 비꼬는 식으로 열등감을 여과 없이 드러낸다. 최민식은 “(처음엔) 허문오라는 놈이 정말 구질구질하구나” 생각했다면서도 “측은지심도 들었다. 내 주변에 허문오 같은 후배나 친구가 있다면 화도 나지만 보듬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허문오가 망가지는 과정은 이강을 연기한 최현욱과의 호흡을 통해 설득력을 얻었다. 최민식은 “(허문오는) 이강이 짜 놓은 판, 그 부비트랩에 걸려 들어간다”며 “내가 뭘 하려고 하지 말고, 얘(최현욱)의 연기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면 되겠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최민식은 최현욱과의 연기 합에 대해 “흡족하다. 내가 저 나이 때 저렇게 (연기)했었나, 돌아보게 한다”고 했다.
지난달 26일 공개된 <맨 끝줄 소년>은 6일 국내 넷플릭스 ‘톱 10 시리즈’에서 <김부장>에 밀려 2위를 기록하는 등 다소 미지근한 호응을 얻고 있다. 최민식은 개의치 않는 듯했다. 그는 “유쾌한 부분이 많은 드라마는 아니어서 피로를 느끼는 분도 계실 것”이라면서도 “대중의 눈치를 안 볼 수 없지만, 눈치를 보다 보면 허문오처럼 된다”고 했다.
“관객들의 평가가 저에겐 절대적이지 않아요. 다행히 좋게 봐주신 분들이 많아서 행복하지만 그건 저에겐 덤이에요. 천만 영화도 해 보고, 진짜 바닥 친 영화도 해봤거든요. 내가 이 작업에 얼마나 진정성을 갖고 했느냐, 결국 남는 건 그거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