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서 발견한 케이블타이 없애고
수사 서류엔 “압수할 물건 없어”
광주경찰청, 해당 경감 긴급체포
경찰 가족 감싸기 등 신뢰 ‘흔들’
‘유착 의혹’ 광주청 수사 배제키로
지난 5월 광주에서 귀가 중이던 여고생을 살해한 장윤기(23)를 수사한 경찰 수사팀장이 범행 증거를 인멸한 혐의로 긴급체포됐다. 중요 증거 등을 부실하게 관리하고 경찰 가족을 감싼 정황 등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경찰 수사 전반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경찰은 유착 가능성이 제기된 광주경찰청을 향후 수사 과정에서 배제하기로 했다.
광주경찰청은 6일 오전 “장씨 수사를 담당했던 광산경찰서 수사팀장 A경감을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광주경찰청은 수사과장을 팀장으로 하는 22명 규모의 전담팀을 구성해 장윤기 사건 수사와 관련한 각종 의혹을 수사해왔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같은 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광주 여고생 살인사건’ 수사 과정에 제기된 각종 의혹 등을 철저히 밝히기 위해 오늘 광주경찰청에 구성된 ‘수사전담팀’을 ‘광주광산서 살인사건 관련 진상규명 특별수사팀’으로 확대 편성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특별수사팀장에는 홍장득 경찰청 수사인권담당관(총경)이 임명됐다. 국가수사본부는 “본청(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 팀장 및 수사관 6명을 추가 투입해 총 27명 규모로 특별수사팀을 편성할 예정”이라고 했다. 경찰은 A경감이 직접 장씨 범행과 관련한 증거를 인멸한 정황을 확인했다. A경감은 범행 당시 장씨 차량에서 ‘케이블타이’를 발견하고도 압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케이블타이는 결박용으로 사용할 수 있어 장씨가 범죄를 계획했다는 유력한 증거가 될 수 있다.
앞서 경찰은 장씨에게 살인 등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보완수사를 통해 장씨가 피해자를 성폭행하려다 살해한 것으로 판단하고 강간살인 등 혐의를 적용해 지난달 2일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경찰 수사과정 전반을 의심한다. 경찰이 검찰에 송치한 수사 관련 서류에는 장씨 차량과 관련해 “수색을 했으나 압수할 물건이 없었다”고 기록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추가 압수수색을 통해 차량 트렁크에서 장씨가 지난해 1월까지 사용한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찾아냈다. 검찰은 장씨가 지난해 차량 블랙박스를 새로 구입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 블랙박스는 지난 5월 범행 당시까지 사용한 것으로 추측되며 아직 확보하지는 못했다.
현직 경찰 간부인 장씨의 아버지가 증거를 인멸하는 과정에서 경찰 수사팀 도움을 받은 정황도 있다. 장씨 아버지는 아들의 집에 있던 훼손된 성인인형(리얼돌)을 폐기했는데 이 과정에서 경찰이 집 주소와 현관 비밀번호를 알려줬다.
장씨 휴대전화도 아버지가 불태웠다. 경찰은 리얼돌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DNA 분석 결과도 최근에야 검찰로 보냈다. 리얼돌에서는 장씨 DNA가 검출됐다. 경찰은 애초 장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면서 검찰에 리얼돌 존재를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은 장씨 아버지와 A경감이 평소 친분이 있었는지 등도 조사하고 있다. 장씨 아버지는 광산경찰서에 재직 중이던 2025년 1월 경감으로 승진한 뒤 다른 경찰서로 발령이 났다.
국가수사본부는 “특별수사팀은 광주청 지휘 라인을 배제해 독립적으로 공정하게 수사한 후 최종 수사 결과만 국가수사본부장에게 보고할 예정”이라며 “수사 과정 전반에 대해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