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이 건조한 장보고 III 배치(Batch)-2 잠수함. 한화오션 제공
캐나다 정부가 차세대 잠수함 도입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한국 기업이 아닌 독일 방산업체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TKMS)을 선정했다는 캐나다 매체 보도가 나왔다.
캐나다 일간 글로브앤드메일은 6일(현지시간)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마크 카니 캐나다 정부가 독일 방산업체 TKMS를 차세대 잠수함 사업자로 선정했다고 보도했다.
한국 한화오션은 지난해 8월부터 TKMS와 이번 사업 수주를 놓고 경쟁을 벌여왔다. 이번 사업은 잠수함 건조 비용만 200억~300억캐나다달러(약 21조~32조원) 규모이며, 향후 30년간 운영·유지보수·지원 비용까지 포함한 총사업비는 최대 500억캐나다달러(약 54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캐나다 정부는 사업 구상 초기부터 한화의 KSS-III Batch-II 잠수함과 TKMS의 212CD 모델 모두 자국의 요구 조건을 충족한다고 밝혀왔다. 이에 따라 최종 선정은 성능보다는 캐나다에 가져올 경제적 파급효과에 의해 좌우될 것으로 평가됐다.
한화 측은 2026년부터 2044년까지 캐나다에서 700억달러 이상의 교역·투자와 연간 2만5000명 이상의 고용을 창출하겠다고 제안했다. 또 경영난을 겪고 있는 온타리오주의 철강업체 알고마가 형강 공장을 건설할 수 있도록 2억달러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반면 독일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국으로서 캐나다와의 협력 관계와 TKMS의 풍부한 잠수함 건조·수출 실적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지난 5월 이번 사업이 계약 기간 캐나다 국내총생산(GDP)에 860억달러 규모의 경제효과를 창출하고 65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글로브앤드메일은 한국이 이번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언더독의 위치에 있었다”고 평가하면서도 자국 방위산업의 확장을 위해 엄청난 노력을 쏟아부었다고 전했다.
캐나다 칼턴대학의 필리프 라가세 부교수는 “한국 정부와 한화오션이 벌인 공개 캠페인은 과거 캐나다 군사 장비 조달 사업에서 보기 어려울 정도로 적극적이었다”며 “나토 동맹국인 캐나다 잠수함 시장 진출은 한국에 상징성이 큰 사업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TKMS와 독일·노르웨이 정부는 초반에 한국만큼 적극적 공세를 펼치지는 않았지만 이후 이에 맞먹는 수준으로 노력해왔다”고 평가했다.
이번 사업은 캐나다가 냉전 이후 최대 규모로 국방력을 강화하려는 노력의 연장선이다. 캐나다는 나토의 국방비 목표를 충족하기 위해 2035년까지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캐나다는 1960년대 이후 중고가 아닌 신조 잠수함을 도입한 적이 없다. 현재 보유한 잠수함은 모두 중고로 도입한 4척으로, 실제 작전이 가능한 잠수함은 1척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캐나다 총리실은 카니 총리가 나토 정상회의 출국에 앞서 6일 오후 5시10분(한국시간 7일 오전 5시10분) 노바스코샤주 헬리팩스에서 “캐나다를 더욱 안전하고 회복탄력적이며, 번영하도록 만들기 위한 새 조치를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