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진무 기자
민법상 동물을 물건과 구별해 정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약 88%에 이른다는 법무부의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법무부는 오는 16일 입법 토론회를 열어 ‘동물의 비물건화’에 본격 착수한다.
법무부는 7일 동물의 비물건화 입법을 주제로 지난달 실시한 국민 여론조사에서 ‘민법상 동물을 물건과 구별해야 한다’는 응답이 87.8%, ‘구별하지 않아도 된다’는 응답이 12.2%였다고 밝혔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51.2%)은 민법상 동물이 물건으로 취급된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조사됐다.
동물의 소유자가 동물을 자유롭게 사용하거나 사고파는 것에 대해선 응답자 과반(55.7%)이 동의했다. 하지만 동의한 응답자 중에서도 물건과의 구별 규정이 필요하다는 비율이 83.8%에 달했다.
현행 민법 제98조는 “물건이라 함은 유체물 및 전기 기타 관리할 수 있는 자연력을 말한다”고 규정했다. 현재 법원·검찰·경찰은 동물이 유체물인 물건에 해당한다고 해석해 동물학대 사건에 통상 재물손괴죄와 동물보호법 위반죄를 적용한다. 재물손괴죄는 타인이 소유한 물건을 망가뜨리는 범죄다.
법무부는 2021년에도 민법에 제98조의2를 신설해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고 규정하는 내용의 민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법무부는 오는 16일 대검찰청 별관 베리타스홀에서 ‘동물의 비물건화 입법 쟁점 토론회’를 열고 각계 전문가 의견을 수렴한다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번 토론회가 동물의 법적 지위 개선을 위한 밑바탕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국민적 합의를 통한 동물의 비물건화 입법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법무부 여론조사는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달 22~25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에게 전화 면접 방식으로 실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