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2022년 11월15일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수호 공동대책위원회 소속 시민들이 지방교육재정확보를 위한 범국민서명운동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정부가 학령인구 감소 시대에 맞춰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논의를 본격화한다. 기획예산처와 교육부는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을 주제로 첫 공개 토론회를 연다.
7일 취재를 종합하면 양측 모두 제도 개편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기획예산처는 내국세 연동 구조 자체를 손봐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교육부는 초·중등 교육재정의 ‘안전판’은 유지하면서 남는 재원을 영유아·고등교육에 활용하는 절충안을 제시하고 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내국세의 20.79%와 교육세 일부를 시·도교육청에 자동 배분하는 초·중등 교육의 핵심 재원이다. 교원 인건비와 학교 운영비, 교육환경 개선 등에 쓰인다. 학생 수가 급증하던 1972년 안정적인 교육재정 확보를 위해 도입됐지만, 학령인구 감소에도 세수가 늘면 교부금도 함께 증가하는 구조여서 최근 재정당국을 중심으로 개편 요구가 이어져 왔다.
기획예산처는 현행 내국세 연동 방식이 국가 재정 운용의 경직성을 키운다고 본다. 학령인구와 경제성장률, 물가상승률 등을 반영한 새로운 산식을 도입하거나 교부율을 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최근 “학령인구 변화를 교부금 산정 기준에 반영해야 한다”면서도 “초·중등 교육재정을 깎아내리려는 것이 아니라 교부금 총액과 학생 1인당 지원은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학령인구 감소를 반영하는 교부금 개편 자체에는 공감하지만 방향은 달라야 한다고 강조한다. 경제 상황과 무관하게 20.79% 연동률을 유지해 초·중등 교육에 필요한 필수 재정은 확보하고, 최근처럼 세수가 크게 늘 때 발생하는 초과 재원은 영유아·고등·평생교육 등 상대적으로 투자 여력이 부족한 분야에 활용하자는 것이다.
교육부는 초·중등 교육의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하는 것을 전제로 교육 재정의 활용 범위를 영유아와 고등·평생교육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부금 개편 논의가 힘을 얻은 배경에는 일부 교육청의 재정 운용을 둘러싼 논란도 있다.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실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교육청의 현금·현물성 지원 사업 예산은 2021년 2846억원에서 지난해 5964억원으로 늘었고, 올해는 7658억원이 편성됐다. 재정당국은 교육교부금이 교육 목적과 무관한 복지성 사업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가져왔다.
교육부는 이에 대해 현금·현물성 지원 규모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교복 지원이나 현장체험학습비 등 교육 목적의 현물 지원까지 포함된 수치라는 것이다. 교육부는 사회·경제적 여건과 관계없이 지급되는 입학준비금과 진로활동지원금 등 보편적 현금·바우처 사업만 보통교부금 페널티(감액) 대상으로 관리하고 있으며, 지방교육재정의 투명성과 효율성 관리를 위해 현재 최대 10억원인 감액 한도를 100억원으로 확대하는 시행령 개정을 오는 10월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교육재정이 남아돈다는 편견도 반박했다. 세수 감소기에 대비해 시·도교육청이 적립하는 교육재정안정화기금 등은 2022년 20조원을 넘었지만 이후 교부금 감소분을 메우는 데 활용되면서 현재는 약 2조원 수준으로 줄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경제 상황에 따라 교육재정은 늘었다 줄기를 반복해 왔고, 기금은 재정이 감소했을 때 이를 보완하는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교원 인건비와 학교 운영비 등 경직성 지출의 높은 비중과 초등돌봄, 인공지능(AI) 교육, 특수교육, 학생 정신건강 지원, 노후시설 개선 등 새로운 교육 수요 역시 안정적인 교육 재정 확보가 필요한 주된 근거로 제시된다. 최근 학계에서는 학생 수뿐 아니라 특수교육과 다문화교육, 지역 여건 등 교육 수요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교부금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