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지부 고영기 동지 고공농성이 100일을 맞이했다. 지혜복 선생님 복직투쟁은 900일을 앞두고 있다. 그리고 부산 서면시장번영지회 해고노동자들의 복직투쟁은 2021년 5월에 시작해 좀 있으면 무려 1900일이다.
고영기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사무장은 3월29일에 인천 남동구 맹성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앞 통신탑에 올라 농성을 시작했다. 택시업종 간주근로제 제외와 법인택시 기사 100% 월급제 시행을 쟁취하기 위해서다. 택시처럼 노동자가 사업장 바깥에서 일하는 경우 사용자와 노동자대표가 합의하여 일정 시간 근로한 것으로 ‘간주’하자고 정하는 것이 간주근로제다. 고영기 사무장에 따르면 이 간주근로제 때문에 법인택시 기사들은 하루 10~12시간 일해도 회사에서 4시간 이하만 일한 것으로 ‘간주’당한다. 실제 일한 시간을 싸그리 무시당하는 데다 사납금의 압박이 더해지면 법인택시 기사들은 언제나 조급하고 초조하게 운행할 수밖에 없다.
간주근로제는 구시대의 유산이다. 지금은 각종 디지털 기기를 이용하여 택시 운행시간을 초 단위로 기록하고 검증할 수 있다. 법인택시 기사들은 사납금을 채우기 위해 대부분 주 40시간 이상 일한다. 그러니 최소한 주 40시간 근무는 인정하고 최저임금에 맞춘 기본급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해달라는 것이다.
현장 노동자의 상식적이고 현실적인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고영기 사무장은 얼마 전 고공에서 생일을 맞았다. 포항에서 인천이 멀다는 이유로 한 번도 찾아가보지 못해서 몹시 죄송하다.
지혜복 선생님은 교내 성폭력 사건의 공익제보자다. 2023년 ‘A학교’에서 학생 간 성폭력 사건과 2차 가해 문제가 발생하자 서울교육청에 제보했다. 그러나 교육청은 학교의 성폭력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지혜복 선생님을 다른 학교로 내쫓았다. 지혜복 선생님은 이 부당한 전보발령을 거부했고, 서울교육청은 지혜복 선생님이 전보된 학교에 출근하지 않았다며 해임해버렸다.
올 1월29일 서울행정법원은 지혜복 선생님의 공익제보자 지위를 인정하고 전보발령이 부당했음을 인정했다. 애초에 전보발령이 부당한 지시였으므로, 부당한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고 해임한 사건은 부당해고가 된다.
공익제보자는 ‘공익신고자 보호법’ 제15조에 따르면 공익신고를 이유로 불이익을 당해서는 안 된다. 서울교육청이 지혜복 선생님의 공익신고를 이유로 전보발령을 내고 이어 해임한 행위는 공익신고자 보호법 위반이다. 애초에 학교 성폭력을 예방하고 사건이 일어났을 때 피해자를 보호하며 학생들이 최대한 안전한 환경에서 교육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는 것이 교육청의 의무다. 서울교육청은 학교 교육이 무엇이며 학생 보호란 무엇인지 깊이 반성해야 한다.
지혜복 선생님은 부당한 처우에 맞서 싸우고 있는 다른 노동자들과 꾸준히 연대한다. 세종호텔지부 문화제에 언제나 참석하고, 7월5일 울산에서 열린 이주노동자 문화제에도 참석했다.
가장 오래 진행 중인 서면시장번영지회 투쟁은 부산 서면시장 번영회 직원들이 내부 운영방식에 문제제기를 하고 노동조합을 만들었다가 부당해고를 당한 사건에서 시작되었다. 고용주인 번영회 간부들은 여성 사무직원들에게 반말과 욕설을 예사로 했다. 주차관리 직원들은 휴식은 고사하고 점심시간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다. 노동조합이 생기자 번영회 간부들의 폭력과 압박은 더욱 거칠어졌다. 9명이었던 조합원이 두 명 남았다. 김태경 지회장은 부당해고라는 사실은 인정받았지만 계약직이라는 이유로 복직하지 못하고 있다. 허진희 조합원은 임금도 받지 못한 채 장기 파업 중이다. 이들의 요구사항은 명료하다. 원직복직, 체불임금 지급, 단체교섭이다. 투쟁 1900일을 이어가며 이들은 비정기적으로 수요일 저녁에 문화제를 연다.
허진희 동지는 4월에 부산에서 열린 세월호 다큐멘터리 <주희에게> 상영회에서 잠깐 만났다. 서면시장번영지회 투쟁과 장기 파업 중인 이유, 힘들게 버티는 상황에 대해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장기투쟁하는 동지들에게 충분히 연대하지 못해서 언제나 죄송하고 빚진 마음이 크다. 7월24일 지혜복 선생님의 부당해임 소송 판결이 나온다. 전날인 23일에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부당해고 소송 판결이 있다. 꼭 방청 연대하러 갈 생각이다. 너무 길고 힘든 투쟁이 드디어 정의롭게 끝나기를 간절히 기원하고 있다.
정보라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