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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성장 위해 과감하게 규제 혁신…재벌의 반칙엔 단호하게 대처”

입력 2026.07.07 20:09

수정 2026.07.07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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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

박용진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2일 서울 중구 위원회 사무실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며 이재명 정부의 규제 합리화 방향과 정책 현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박용진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2일 서울 중구 위원회 사무실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며 이재명 정부의 규제 합리화 방향과 정책 현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전북 장수군 산골에서 태어나 서울 신일중·고를 졸업하고 성균관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진보정당 출신 재선 정치인이다. 노동자와의 연대를 주장하며 세 차례 투옥됐고, 2000년 총선에서 민주노동당 후보로 서울 강북을에 처음 도전한 뒤 16년 만인 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당선됐다. 국회 정무위와 법사위에서 공정경제와 재벌개혁 입법을 주도했고, 초선 의원 시절 교육위에서 유치원 3법을 통과시켜 주목받았다. 지난 3월 이재명 정부의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아 공정한 시장경제 철학을 제도화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현실적이면서도 미래지향적인 정치인으로 평가받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탈번(脫藩)은 일본 봉건 막부시대 무사들이 자신이 속한 번(藩)을 벗어나는 행위를 뜻한다. 당시 견고한 신분 질서의 틀인 번을 벗어난다는 건 일종의 반역이었다. 하지만 정치인 박용진에게 “탈번”(<과감한 전환>)은 확장을 위한 틀 깨기이자, 인생을 건 대전환이었다. 그의 첫 번째 탈번은 20년 몸담았던 진보정당을 떠나 2011년 야권 대통합 세력인 ‘혁신과통합’에 합류했을 때다. “밥그릇을 따로 만드는 문제(독자 정당)만 집착한 진보정치로는 국민에게 따뜻한 밥을 대접할 수 없다”는 문제의식이 탈번의 이유였다.

지난 3월 이재명 정부의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직(총리급)을 맡은 것은 두 번째 탈번이다. ‘재벌 저격수’로 불리던 그가 기업 규제 완화를 주도하는 사령탑으로 변신한 것이다. 공간을 확장해 이동했던 첫 탈번과 달리 이번은 정체성과 직책이 부딪치는 모순과 반전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탕평 인사로 남을지, 아니면 틀을 깬 과감한 전환이 될지는 임기 2년의 성과에 달렸다. 기업 성장은 지원하되 반칙은 차단하는 난제를 푸는 게 두 번째 탈번의 성패를 가를 것이다.

최근 박 부위원장은 3대 메가프로젝트(반도체, 피지컬 인공지능(AI), AI 데이터센터)를 지속 가능한 국가 균형발전 정책으로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속도전도 중요하지만 대기업과 중소 플랫폼의 동반 성장, 지역 정주 여건 개선, 대기업 초과이윤의 사회적 공유 방안 마련을 규제 개혁의 기본 원칙으로 정했다. 인터뷰 내내 현안 질문에 거침없이 즉답하면서도 사퇴한 ‘동료’ 이병태 부위원장에 대해선 “같은 부위원장으로서 입장을 말하는 게 적절치 않다”며 말을 아꼈다. 박 부위원장을 지난 2일 서울 중구 위원회 사무실에서 만났다.

- ‘재벌 저격수’의 규제 완화 사령탑 변신을 두고 의외라는 평가가 있습니다.

“의정활동 과정에서 재벌의 반칙과 불법을 비판한 것일 뿐 기업 자체를 저격하진 않았습니다. 축구에서 이기려면 수비수와 공격수 모두 필요합니다. 국회에선 기업이 규칙을 지키게 하는 수비수였고, 위원회에선 불필요한 모래주머니를 덜어내 기업이 점수를 따도록 돕는 공격수 역할을 하는 겁니다. 시장의 공정성을 세우고 기업을 성장시켜 국민 삶을 바꾸겠다는 종착지는 완전히 일치합니다.”

- 역대 정부가 규제 개혁을 다뤘지만 현장에선 ‘체감할 수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규제 개혁 실패 원인을 꼽는다면.

“과거 위원회는 부처가 제출한 안건을 수동적으로 심사하는 역할에 그쳤습니다. 또 관행을 고수하려는 공직사회 특징도 규제 개혁이 성공하지 못한 요인입니다. 전 정권처럼 국무총리가 위원장을 맡는 구조에선 책임지고 일하기도, 공직사회의 소극 행정을 깨기도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대통령의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최근 금융 관련 과제를 추진할 때 금융위원회가 전례 없이 협조한 것도, 이 대통령이 위원회에 힘을 실어주라고 직접 지시했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와 부위원장의 합리적 판단이 호흡을 맞춰야 제도를 바꿀 수 있습니다.”

- 규제 완화가 노동과 안전을 희생시키고 대기업 특혜나 독과점을 옹호하는 수단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단언하지만 박용진이라는 정치인의 철학과 기업의 성장은 충돌하지 않습니다. 대기업도 글로벌 경쟁에서 이겨야 하니 무리한 규제는 없애야겠지만, 저는 재벌 특혜에 누구보다 예민합니다. 재벌 일가의 부당한 지배나 불공정 거래를 완화해줄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최근 대기업 인수·합병 과정에서 경영권 편법 상속이나 재벌의 지배력 확대로 이어질 수 있는 부분은 단단한 브레이크 장치를 만들었습니다. 재벌 일가의 특권을 강화하거나 사회적 감시망을 무력화하는 시도엔 단호하게 대처할 겁니다.”

- 규제 합리화와 완화를 구분하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으면 실패를 반복할 수밖에 없습니다. 구체적으로 재계의 중대재해처벌법 완화 요구엔 어떤 입장입니까.

“이재명 정부의 규제 원칙은 무조건적 완화가 아니라 합리화입니다. 낡은 규제는 과감히 없애되, 국민 안전과 약자를 위한 방어막은 더 단단히 쌓는 겁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취지가 명확합니다. 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완화를 요구하는 건 법 제정 취지를 훼손하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덧붙이자면, 30년 주기의 성장 도약 단계론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세 번째 고속도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1968년 경부고속도로가 산업화의 대동맥이 됐고, 1998년 IMF 구제금융 직후 깔았던 초고속 인터넷 고속도로가 정보기술(IT) 기반이 됐죠. 지금은 미래 먹거리를 위해 AI 혁신이라는 고속도로를 깔아야 합니다. 위원회는 이 고속도로에 속도 표지를 세우고, 바닥에 신호도 깔고, 졸음 쉼터도 만드는 등 룰과 가이드를 세워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국민 안전과 직결된 부분을 쉽게 양보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 대형마트 의무휴업 완화가 약자의 보호막을 걷어내지 않는 규제가 될 것이라고 보나요.

“정책은 선한 의도가 아니라 실증적 효과로 평가해야 합니다. 좋은 뜻으로 시작해도 부작용이 크면 실패한 정책입니다. 지난 14년간 대형마트를 규제했더니 전통시장이 살아난 게 아니라 쿠팡 같은 온라인 플랫폼 시장만 비대해졌습니다. 이젠 소비자 편익을 도모하면서 상생할 수 있는 방식을 써야 합니다. 무조건 빗장을 걸기보다 유통 대기업의 영업 자율성을 넓혀주되, 이들이 전통시장과 상생할 수 있는 기금을 출연하고 자영업자를 지원하는 생태계를 만드는 게 실효적입니다.”

- 하지만 강제력 없는 자율 협약이나 상생 기금이 약자를 보호할 수 있을까요.

“유통 대기업들도 골목상권, 자영업자들과 공존해야 사업 기반이 유지된다는 걸 인식하고 있습니다. 정부도 대기업 출연에만 의존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재원을 투여해 전통시장 스마트화, 자영업자 자생력 강화를 위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마스터플랜을 가동할 겁니다. 강자의 이익이 약자의 생존권을 침해하지 않는 상생 장치를 반드시 제도화할 겁니다.”

메가프로젝트, 부처 칸막이 없애고 원스톱 행정으로 인허가 단축 가능
대기업 연간 영업익 100조 육박하는 시대, 50년 전 세제 구조는 불합리
불편한 개명 절차 바꿀 예정…식약처에 ‘미프진 도입’ 신속 처리 촉구
요즘 민주당, 규제 합리화 관점서 보면 ‘계파 금지법’ 만들고 싶은 심정
AI 혁신이라는 ‘한국 도약 고속도로’에 표지 세우고 쉼터도 만들 것

- 집행 과정에서 관료사회의 보신주의와 소극 행정을 개선할 복안이 있나요.

“공무원들에게 규제 개혁은 귀찮고 피곤한 일입니다. ‘잘해야 본전’인 보상 체계, 순환보직제라는 조직 특성, 이해관계자 간 갈등 조정 문제 때문에 보신주의가 만연한 게 공직사회 현실이죠. 파격적인 면책과 적극 행정에 대한 인센티브로 이 문제를 극복해야 합니다. 위원회가 의결한 사안은 개인에게 귀책 사유를 묻지 않고, 장관과 대통령이 책임져야 공무원들이 움직입니다. 권력의 부당한 지시에 휘둘리지 않으면서도 낡은 규제에 얽매이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면책 조치를 시행할 생각입니다. 그래야 현장의 불편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 이런 행정이 공직사회의 평가 기준이 되도록 전면적인 시스템 개편도 단행할 계획입니다.”

- 메가프로젝트 특구에 주 52시간 적용을 제외하고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를 검토한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금시초문입니다. 위원회 차원에서 방향조차 공유하거나 심의하지 않은 내용입니다. 이 문제는 산업통상부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없고, 국무총리실의 조율과 국회 입법이 필요한 엄중한 사안입니다. 이 대통령 역시 국민 생명과 안전에 대한 규제는 강화한다는 원칙이 확고합니다. 다만, 대기업이 자신들의 혁신 부족으로 인한 실패를 노동시간 규제 탓으로 돌리는 행태는 달갑지 않지만 젊은 창업자들과 노동자들이 단기간에 역량을 쏟아부어야 하거나 계절적 수요를 집중적으로 감당해야 하는 중소 벤처기업들의 탄력근로제 요구는 경청할 필요가 있습니다.”

- 메가프로젝트의 인허가 기간 단축(10년에서 5년)이 안전·환경 검증을 무력화하는 속도전이라는 비판에 대한 입장은 무엇입니까.

“인허가 기간 단축이 안전 조치를 날림으로 하겠다는 뜻이 아닙니다. 부처 칸막이로 인한 비효율적 행정을 없애고 민관합동추진단 같은 시스템을 통해 ‘원스톱 서비스’로 행정 속도를 높이자는 취지입니다. 실제 현대자동차가 울산에 신공장을 지을 때 울산시가 전담팀을 꾸려 3년 걸릴 인허가를 10개월로 단축한 사례가 있습니다. 메가프로젝트 추진 시 가장 걱정되는 건 신산업과 기존 산업 간 업역 갈등입니다. 타다 사태가 대표적입니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 특구에서 택시 영업을 할 때, 기존 지역 택시업계에 면허권을 임대해주고 번 돈을 나누거나 기금을 쌓는 상생 모델을 짜야 업역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대기업이 플랫폼과 서비스까지 독식해 생태계를 망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 거점 대도시 중심의 전략으로 주변 중소도시가 겪게 될 또 다른 차별을 최소화할 방안은 있습니까.

“세제와 보상 체계를 촘촘히 설계해야 합니다. 중앙정부가 거두는 비용을 주변 지역으로 배분하는 방안을 잘 짜야 합니다. 원전 주변 지역에 상생 기금을 주듯, 메가 특구가 국가적 사업이면서도 지역의 인력과 용수를 사용하는 만큼 메가 특구의 혜택이 지자체와 주변 도시 전체에 골고루 돌아가도록 중앙정부가 적극 지원할 겁니다.”

- ‘첨단기업의 초과이윤은 사회적 공유 룰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메가프로젝트 대기업에도 초과이윤 환원 원칙을 적용할 건가요.

“기업이 얻은 초과이윤이 있다면, 법인세 구조를 촘촘하게 만들어 사회에 환원해야 마땅합니다. 현재 최고세율 구간은 과세표준 3000억원 이상인데, 대기업 연간 영업이익이 100조원을 바라보는 시대에 50년 전 세제 구조는 불합리합니다. 영업이익상 초거대 기업 구간을 신설해 과세 구조를 다듬고, 확보된 재원으로 미래성장기금을 조성해 차세대 기술 재투자와 국민 복지에 활용해야 합니다. 법안 논의 과정에서 합리적인 초과이윤 환원 방안을 제안할 생각입니다.”

- 지난 5월 성과급 파업을 벌였던 삼성전자 노조를 ‘끼리끼리 잔치’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억대 연봉을 받는 대기업 정규직 노조가 왜 성과급 문제에만 매몰되고, 하청·비정규직과의 연대 투쟁은 안 하는지 답답하더군요. 사측 책임도 크지만 하청 구조 개선과 지역 상생은 노사 협상의 핵심 의제여야 합니다. 약자를 생각하지 않고 연대할 줄 모르는 이기적인 투쟁에 쓴소리하는 것이 공정 아니겠습니까.”

- 대형마트 규제 완화가 ‘박용진의 반성문’이라는 평가가 있지만 소비자 편익이라는 경제적 논리가 노동자 건강권이라는 사회적 가치보다 우선될 수 있을까요.

“소비자 편익만을 절대 기준으로 삼자는 게 아닙니다. 14년 전 선한 의도로 도입된 유통산업발전법이 자영업자들 삶을 개선하지 못했다면, 과감하게 방향을 수정하는 것이 맞습니다. 대형마트의 영업 자율성을 넓혀주되 상생 기금 마련에 나서게 하고, 유통 노동자들을 위한 안전 규제와 휴식권 보장을 강화하면 됩니다. 문을 닫게 만드는 규제에서, 안전하게 일하고 이윤을 나누게 만드는 규제로 바꾸자는 취지입니다.”

- 주식 결제 주기를 단축하는 방안이 시장 과열을 부추길 것이라는 지적에는 어떤 입장입니까.

“종이 매매 시절의 T+2(주식 거래일 이틀 뒤)를 고수하며 투자자의 기회비용을 제한할 이유가 없습니다. 이미 글로벌 스탠더드는 단축 방향으로 가고 있고 우리는 결제 불이행률이 1%도 안 되는 우수한 금융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증권사가 쥐고 있는 부당한 이익 구조를 깨고 1400만 개미 투자자들에게 자금 유동성과 새로운 기회를 늘려주는 게 올바른 방향입니다.”

- 현재 추진 중이거나 검토 중인 생활밀착형 규제 개선 현안은.

“개명 절차를 바꿀 겁니다. 매년 10만여명이 개명하는데, 법원 판결 후에도 주민센터와 모든 금융기관을 일일이 찾아다녀야 합니다. 정부가 이런 불편에 무감한 것은 국민 권익 침해나 다름없습니다. 교육부, 경찰청과 어린이보호구역의 속도 제한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방안도 논의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심야시간대까지 일률적으로 속도를 제한(30㎞)하는 건 불합리합니다.”

- 헌법 불합치 판결 7년이 지났지만 미프진 도입이 지연되면서 여성 건강권 침해 문제가 심각합니다.

“정치가 낙태 찬반 프레임으로 몰아 갈등을 회피해온 전형적인 사례입니다. 미프진 도입은 국민의 보건 건강권 문제로 접근해야 합니다. 전 세계 100여개국이 승인했고 세계보건기구도 필수의약품으로 지정한 미프진을 국가가 합법적 길을 열지 않아 취약계층 여성들을 불법 암시장으로 내모는 것 자체가 모순입니다. 4월 위원회 1차 회의 때 제가 식약처에 ‘미프진 도입은 공직사회의 적극 행정이 절실한 사례’라고 지적했습니다. 식약처가 하반기 정기국회에서 승인·유통을 위해 역할을 하겠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신속한 처리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 이 대통령과 정치적으로 대립한 당사자가 부위원장직을 수락한 계기는.

“낙천 이후 정치와는 거리를 두고 지내다가 12·3 내란을 보며 정권 교체와 내란 종식을 실현하는 데 힘을 보태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이 대통령과의 앙금에 연연해 국가적 대의를 외면하는 건 박용진의 정치가 아닙니다. 이 대통령의 제안은 국회에서 시장의 공정성을 위해 치열하게 일했던 박용진에 대한 신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대통령도 부위원장단에 ‘치열하게 싸워도 좋으니 규제 혁신을 완수해달라, 헤어지지 말고 함께 가자’며 손을 내밀었습니다. 마다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 민주당 지도부의 갈등관리 리더십을 평가한다면. 또 규제 합리화 차원에서 지금 민주당에 어떤 규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나요.

“국민들이 민주당을 볼 때 ‘저들이 정권을 다시 잡았을 때 안정적으로 나라를 이끌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이 있습니다. 차기 지도부는 안정감과 듬직함을 확실하게 보여야 합니다. 규제 합리화 관점에서 보면 ‘계파 형성 금지법’이라도 만들고 싶은 심정입니다(웃음). 제도적으론 국고보조금에 대한 규제가 필요합니다. 일반 부처나 시민단체는 보조금을 부당하게 쓰면 전액 삭감하거나 회수 조치하는데 거대 정당에 주는 수백억원 국고보조금은 감사 무풍지대입니다. 여성정치발전기금이나 청년정치지원금이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철저히 검증하고 감시하는 규제가 필요합니다.”

- 전현직 대통령 회동이 있었지만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민주당 내 갈등이 커지고 있습니다. 새 지도부의 과제와 민주당의 노선은.

“2028년 총선 승리와 정권 재창출의 교두보를 마련하는 것이 새 지도부의 최우선 과제여야 합니다. 투쟁형 리더십만 고수하다간 국민 선택을 받을 수 없습니다. 이준석·한동훈·오세훈이라는 새 리더십으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보수정당의 움직임을 잘 읽어야 합니다. 민주당은 문을 더 크게 열고 확장해야 합니다. 기독교가 세계적인 종교가 될 수 있었던 건 사도 바울의 역할이 결정적이었습니다. 예수를 박해했던 바울이 회개하고 복음을 전파할 때, 예수의 수제자인 베드로와 기존 제자들은 바울을 과감하게 품었습니다. 민주당 역사도 마찬가지입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이종찬·김중권 등을 영입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고건 전 총리를 총리로 기용했습니다. 민주당 본류가 볼 땐 이질적일지 몰라도, 과감히 외연을 확장했기에 정권 교체를 할 수 있었습니다. 순혈주의를 깨고 진입 장벽을 완화해 다양한 인재들이 경쟁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민주당에 필요한 규제 합리화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성과를 낸 후, 정치인 박용진의 미래는 무엇입니까.

“몸은 힘들지만 정책이 현장을 바꾸는 걸 체감하면서 국가 시스템 전체를 보는 거시적 감각을 익히고 있습니다. 임기 2년(2028년 3월2일) 동안 규제 혁신 성과에 집중한 뒤 총선 승리와 정권 재창출에 제 모든 역량을 쏟아부을 겁니다.”

구혜영 논설위원

구혜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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