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구 해산, 평화위에 행정권 이양
조건 없는 무장해제는 수용 안 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20년간 이어져온 가자지구 통치 기구 해산을 공식 선언했다.
하마스 공보국은 6일(현지시간) “모하메드 알파라 정부 비상대책위원장이 공식 사임서를 제출했다. 그는 가자지구 국가행정위원회(NCAG)로의 원활한 행정 및 권력 이양을 위해 기존 비대위를 해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2023년 10월 가자 전쟁 발발 초기에 기존 하마스 정부 부처와 경찰 등 행정 인프라가 마비되자 하마스 주도로 출범한 임시 행정조직이다.
하마스 측은 “모든 공무원은 NCAG 관할하에서 일할 준비가 돼 있고 앞으로도 평소와 다름없이 행정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이로써 권력 이양에 필요한 모든 행정적 절차를 마무리했다”고 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NCAG의 알리 샤스 위원장은 “NCAG는 필요한 자원과 역량이 갖춰지는 대로 국가적인 책무를 인수할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새롭게 가자지구의 치안과 행정을 맡게 될 NCAG는 지난해 10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을 중재하는 과정에서 설립한 ‘평화위원회’에 의해 창설된 기구다. 하마스의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 평화 구상에 발맞춰 행정권을 NCAG에 넘기겠다는 의지를 공식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평화위원회는 성명에서 “하마스의 통치 기구 해산 발표를 알고 있다”면서도 “궁극적으로 우리의 평가는 가자 주민들의 절박한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약속이 아닌 실질적 행동을 기준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애초 NCAG는 하마스의 무장해제 거부 등으로 가자지구 내 권력을 넘겨받지 못했다. 하마스는 오는 10월 예정된 이스라엘 총선을 앞두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가자지구 전후 처리 구상인 ‘트럼프 평화안’ 이행 관련 협상을 고의로 지연시키고 있다는 이유로 권력 이양을 미뤄왔다. 하마스가 통치 기구 해산을 공식화하면서 가자지구 정세도 새로운 국면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하마스가 조건 없는 무장해제를 수용하지 않고 있어 NCAG가 치안권을 포함한 가자지구 통치권을 순조롭게 넘겨받을지는 미지수다.
하마스의 가자지구 통치 기구 해체는 20년 만이다. 2006년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승리한 하마스는 서안을 통치하는 파타 정파와 불안정한 통합 정부를 구성했다. 그러나 선거 결과를 둘러싼 정파 간 유혈 충돌이 격화하자 하마스는 2007년 6월 중순 파타 세력을 가자지구에서 완전히 몰아내고 무력으로 통제권을 장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