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무청 “법대로”에 “인권위 진정”
병무청이 병역의무 불이행자(병역거부자)가 재직 중인 한 민간 공익단체에 “법률에 따라 (병역거부자를) 해직해야 한다”는 공문을 보내 시민사회단체들이 “인권 침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7일 한베평화재단에 따르면 서울지방병무청은 양심에 따라 병역을 거부한 재단 소속 두부(28·활동명)를 해직하라는 공문을 최근 두 차례 재단에 보냈다. 이 공문에서 병무청은 “병역법 제76조에 근거해 재직 중인 병역의무 불이행자는 해직해야 한다”며 “해직하지 않으면 병역법 제93조에 따라 고용주인 재단 관계자가 처벌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두부는 입영일인 지난 2월23일 양심을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다며 입소하지 않았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위한 대체복무도 ‘징벌적 성격’이라는 이유로 응하지 않았다. 대체복무는 36개월 동안 교도소에서 합숙 형태로 복무해야 한다. 이후 두부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두부 측은 병무청의 공문이 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재단과 전쟁없는세상 등은 이날 서울 중구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병무청이 양심의 자유, 직업의 자유, 무죄추정의 원칙, 시민사회의 자율성을 침해했다”며 “국가권력이 양심을 이유로 생계까지 끊으려 한다”고 말했다. 두부는 “(병무청의 해직 요구는) 형사 절차와는 별개로 불이익을 미리 가하는 것으로 과도하다”며 “양심에 따라 살아가려면 삶의 기반까지도 잃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했다.
인권위는 2004년과 2016년 두 차례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취업을 제한하는 병역법 조항이 직업 선택의 자유와 생계유지의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국방부 장관 등에게 법 개정도 권고했다. 이용석 전쟁없는세상 활동가는 “병무청이 재단에 대한 고발에 나선다면 헌법소원 등 법적 대응뿐만 아니라 다른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