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명성으로 부동산값 ‘들썩’
건물 전체 팔리며 어제 영업 종료
애정 쏟았던 한 작가 해외 머물 듯
아쉬운 대기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가 서울 종로구에서 운영하는 서점 ‘책방오늘’의 마지막 영업일인 7일 시민들이 개점을 기다리고 있다. 작은 사진은 서점에 붙은 영업 종료 안내문. 한수빈 기자
한강 작가가 사내이사로 있는 독립서점 ‘책방오늘’이 7일 영업을 종료했다. 2018년 처음 문을 연 지 8년 만이다.
한 작가는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책방오늘에서 경향신문과 만나 “8년 동안 이(서점) 일을 계속했다는 것이 정말 감사하고 기적 같은 일”이라며 “서점(건물)이 팔려 (저를 포함한) 세입자가 다 나가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묻자 “작가가 책을 읽으면 참가자들이 메아리처럼 읽는 낭독회를 많이 했다. 목조지붕이라 비가 오면 빗소리가 많이 들리는데, 낭독회 할 때 비가 쏟아져서 세상에 우리만 남은 것 같은 느낌이 좋았다”고 했다. 이어 “지금 외국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고 있다 보니 빠른 시간에 정리하면서 다른 공간을 바로 구하기 어렵다”면서도 “일단 좀 멈췄다가 정비해서 언젠가 돌아오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차기작에 대해서는 “또 책으로 만나뵈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한 작가가 2024년 노벨 문학상 수상 이후 한국 언론과 인터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책방오늘은 최근 SNS를 통해 “10평 남짓한 공간을 임대하고 수선해 불을 밝히고, 책을 들여 손님들과 만나고, 계절마다 ‘작가의 서가’를 소개하고 낭독회와 워크숍들을 열며 좋은 분들과 함께할 수 있어 의미 깊었던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부동산 플랫폼 ‘디스코’에 따르면 책방오늘이 입주한 건물은 지난 5월19일 35억원에 매매됐다. 주변 상인들은 한 작가가 노벨 문학상을 탄 후로 지역 일대가 유명해지면서 부동산 가격도 상승했다고 말했다. 한국 최초의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도 젠트리피케이션은 피하지 못한 것이다.
책방오늘 근처 건물의 관리인 A씨는 “한강 작가님도 많이는 아니지만 가끔 오셨다. 독자들과 만나는 소통의 공간이 사라지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다른 건물 관리인 B씨는 “한강 작가님의 책방이 근처에 있는 것만으로 괜히 자부심도 있었는데 이제 애먼 사람이 들어오는 것 같다”고 했다. 책방오늘 주변 상인 C씨는 “작가님이 해외에 나가신다고 들었다”고 했다. 한 작가는 영업 종료를 앞두고 거의 매일 책방을 찾을 정도로 애정과 아쉬움을 드러냈다고 한다.
책방오늘은 2018년 9월 서울 서초구 인근에서 문을 열었고, 2023년 지금의 자리로 이전했다. 출판계에 따르면 운영 초기 한 작가는 직접 진열할 책을 고르고, 여러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등 책방에 깊은 애정을 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