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부지사에 정치자금법 위반 전력 구본영 내정
정무라인 상당수 지방선거 낙선 인사로 채워져
시민단체 “구제성 인사 의혹”···박 “성과로 보답”
박수현 충남지사가 지난 2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무부지사와 정책·정무수석에 대한 인선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충남도 제공
민선 9기 출범과 함께 단행된 박수현 충남지사의 첫 정무직 인사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정무부지사에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시장직을 상실했던 인물을 임명한 데다 정책·정무라인까지 지난 6·3지방선거에서 낙선하거나 당내 경선에서 탈락한 인사들로 채워지면서다.
박 지사는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정무부지사에 구본영 전 천안시장, 정책수석에 최재용 전 소청심사위원장, 정무수석에 맹정호 전 서산시장을 각각 내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구 부지사와 관련해 “충남의 주요 현안이 중앙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조정 역할을 수행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지역 안팎에서는 행정 경험보다 공직윤리를 들어 부적절한 인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무부지사는 도정을 대신해 중앙정부와 국회, 지방의회, 각계 단체와 소통하는 충남도의 핵심 정무직이다. 정책 조정 능력은 물론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공직윤리가 요구되는 자리라는 것이다.
구 부지사는 2019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대법원에서 벌금 800만원과 추징금 2000만원을 확정받아 천안시장직을 상실했다.
정무라인 상당수가 최근 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인사들로 채워졌다는 점도 도마에 올랐다.
정책수석으로 내정된 최 전 위원장은 천안시장 선거 당내 경선에서 탈락했고 정무수석으로 발탁된 맹 전 시장은 서산시장 선거에서 낙선했다. 최근 임명된 김민수 비서실장은 부여군수 선거에서, 임달희 정무보좌관은 공주시장 당내 경선에서 각각 떨어졌다.
임가혜 충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사무처장은 “핵심 인사 다수가 낙선 인사들로 채워지면 구제성 인사라는 의혹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이번 인사를 보면 권력자 윤리와 책임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것 아닌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임 사무처장은 “김태흠 전 충남지사 시절 부적합·정파적·보은성 인사 논란이 있었는데, 박 지사도 같은 전철을 밟는 것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박 지사는 7일 도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민단체와 언론의 지적은 법적인 문제는 없더라도 도덕적·정치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이해하고 있으며 충분히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며 “지적에 대해서는 성과로 보답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책수석과 정무수석 등에 낙선자들이 기용됐다는 지적에도 “선출직에 출마한 사람들은 주권자의 심판을 받을 정도의 준비와 자격을 갖췄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도전한 것”이라며 “비록 낙선했지만 도민의 삶과 직결된 정책을 누구보다 깊이 고민해 온 인재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