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해리 왕자가 영국 런던 채텀 하우스를 나서고 있다. AFP연합뉴스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차남 해리 왕자와 팝스타 엘튼 존 등이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의 발행사를 상대로 제기한 불법 취재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패소했다.
런던 고등법원은 7일(현지시간) 해리 왕자와 엘튼 존을 포함한 원고 7명이 데일리메일 발행사인 어소시에이티드 뉴스페이퍼스(ANL)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이번 소송은 해리 왕자가 영국 타블로이드 언론을 상대로 제기한 세 번째이자 마지막 민사소송이다.
원고들은 ANL이 사설탐정과 프리랜서 기자 등을 동원해 음성사서함(보이스메일)을 불법 도청하고 유선전화를 감청했으며, 신분을 속여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등 불법 취재를 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ANL은 기사 대부분이 지인 제보와 공개 자료, 기존 보도 등 합법적인 취재를 통해 작성됐으며 불법 정보 수집은 없었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원고들이 ANL이 불법적인 방법으로 정보를 취득했다는 점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고들은 보도 내용이 사적인 정보이고 ANL이 정보 출처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기사가 불법 취재의 결과라고 인정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이는 받아들일 수 없는 주장”이라고 밝혔다.
또 일부 원고의 청구는 소송 제기 시효가 이미 지났다고 판단했다.
판결 직후 ANL은 “재판부가 기자들의 취재 방식에 대한 증언을 신뢰할 수 있다고 인정했다”며 “성실하게 취재해 온 기자들의 명예가 훼손됐지만 이번 판결로 결백이 확인됐다”고 환영했다.
반면 해리 왕자는 성명을 통해 “법원이 데일리메일 측에 면죄부를 주기 위해 취한 조치는 충격적이고 정당화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다만 그는 이날 결과에 대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해리 왕자는 2019년부터 영국 타블로이드 언론의 불법 취재 관행을 바로잡겠다며 여러 소송을 제기해왔다. 데일리메일 발행사 ANL 외에도 더선을 발행하는 뉴스그룹뉴스페이퍼스(NGN), 데일리미러 발행사 미러그룹뉴스페이퍼스(MGN)를 상대로도 소송을 냈다.
법원은 2023년 MGN 사건에서 해리 왕자의 손을 들어주며 14만600파운드(약 2억8000만원)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후 해리 왕자는 MGN과 합의해 나머지 소송을 취하했고, NGN도 지난해 해리 왕자의 사생활 침해를 인정하고 사과와 함께 합의금을 지급하며 분쟁을 마무리했다.